2,108,000,000,000,000원 美 10개월간 '역대급 적자'

전년 동기 대비 120% 증가
코로나 시절 빼면 최대규모

미국 재정적자 규모가 2023회계연도(2022년 10월~2023년 9월) 들어 지난달까지 10개월간 2000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 장기 신용등급을 하향한 영향으로 올해 회계연도 재정적자 전망치도 높아져 미국 재정 상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최근 10개월간 미국 연방정부 재정적자 증가액이 1조6000억달러(약 2108조원)로 집계돼 전년 동기(7260억달러) 대비 120%에 이른다고 밝혔다. 지출이 10% 늘어난 데 비해 세수는 10% 줄어든 것이 적자 규모를 키웠다고 CBO는 지적했다.

아울러 CBO는 2023회계연도 전체 재정적자가 5월 전망보다 2000억달러 늘어난 1조7000억달러(약 2239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피치가 미국 장기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한 데 따라 예상되는 차입 비용 증가를 반영한 결과다. 재정적자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지자 미국 부채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적자(1조6000억달러)는 코로나19 이후 대규모 재정정책이 실행됐던 2020회계연도(3조1000억달러), 2021회계연도(2조7000억달러)보다는 적은 수준이지만, 역대 네 번째로 큰 재정적자를 기록했던 2022회계연도 규모(1조4000억달러)를 뛰어넘었다.

WSJ는 2011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 신용등급을 내렸을 때와 달리 현재 미국 국채금리가 오르고 있는 만큼 재정 상태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2011년 제로 수준이었던 미국 국채 10년물 실질금리가 현재 1.7%로 높아 정부의 채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또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자국 국채 보유량을 줄이는 양적긴축(QT)을 진행하고 있어 금리의 하방 경직성을 이끌 수 있다는 점이 불안을 키운다.

[최현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