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안 팔리니... 백화점 3사, 2분기 영업이익 일제히 감소
매출은 보합세... 코로나 역기저·경기 둔화 직격탄
30% 성장하던 명품, 1~5% 성장 그쳐... “코로나 거품 빠졌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빅3′의 2분기 영업이익이 일제히 감소했다.
지난 1분기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롯데백화점은 구조조정 효과로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갔으나, 2분기엔 3사 모두 이익이 감소했다. 매출은 3사 모두 보합 수준에 그쳤다.
시장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發) 보복 소비의 영향으로 최근 1~2년간 호실적을 기록한 백화점업계가 올해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에 따른 코로나 역기저와 물가 상승,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2분기 영업이익이 660억원으로 전년 대비 37% 감소했다. 매출은 8220억원으로 0.8% 줄었다.
롯데쇼핑 측은 소비심리가 둔화한 가운데 식품과 패션 상품군의 매출이 소폭 증가했으나, 가전 교체 수요 감소에 따른 생활가전 상품군 매출이 줄면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0.8% 증가한 6284억원, 영업이익은 24%가량 감소한 92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10년 연속 성장했지만, 물가 상승과 연동된 관리비와 판촉비 등의 증가가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현대백화점은 역시 영업이익이 613억원으로 전년 대비 28%가량 줄었다. 매출은 전년 대비 0.9% 늘어난 594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백화점과 아웃렛을 포함한 수치로, 지난해 발생한 화재로 인해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이 미영업으로 인한 손실(108억원)의 영향으로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상반기 기준 매출은 롯데백화점 1조6180억원, 신세계백화점 1조2493억원, 현대백화점 1조1668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3% 수준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롯데백화점(1970억원) 마이너스(-)7%, 신세계백화점(2024억원) -17%, 현대백화점(1565억원) -17%로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다.
증권가는 올해 2분기부터 코로나로 형성된 국내 소비시장의 거품이 빠지는 시기로 보고, 유통 채널 중 거품이 가장 컸던 백화점의 성장률이 빠르게 하락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2015~2019년 연평균 1%대에 불과했던 백화점 성장률이 2021년 23%, 2022년 12%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전례 없는 고성장이 2년 연속 이어진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 수혜가 빠진 올해 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명품 성장률이 크게 둔화했다. 작년까지 30% 성장 보였던 백화점 명품 성장률은 올해 2분기 1~5%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명품들이 수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을 고려하면 마이너스 성장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인건비와 수도 광열비, 판촉비 등 고정비가 증가 영향으로 예상보다 감익 폭이 컸다.
그러나 시장에선 하반기부터는 기저 부담이 완화하고 일부 점포의 리뉴얼(새단장) 효과 등이 반영되며 실적이 반등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백화점 한 관계자는 “3분기까지는 기저 영향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판촉비 등을 절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경기를 덜 타고 집객 효과가 높은 명품 등의 브랜드 유치와 체험 공간 확보 등 점포 개편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재단장 중인 서울 소공동 본점에 이어 올해 개점 10년 차를 맞은 수원점의 개편 공사를 이달부터 진행한다. 강남점과 소공동 영플라자점의 개편도 논의 중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하반기부터는 물가 상승 요인이 적어지고, 인천점 식품관 및 수원점 등 수도권 주요 점포 리뉴얼이 본격화되면서 매출과 이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하반기 판촉비 축소를 통한 수익성 회복에 주력할 예정이다. 또 강남점과 센텀시티점에 영패션 전문관을 새단장하고, 경기점 생활전문관을 재단장하는 등 공간 혁신을 이어갈 방침이다. 또 온라인에 선물하기 코너인 ‘신백선물관’의 기능을 강화하고, 신세계백화점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압구정 본점의 식품관을 개편한 데 이어, 4분기 중 더현대서울에 루이비통, 판교점에 디올을 여는 등 주요 점포의 명품 상품군을 강화해 객수 증가를 꾀한다.
외국인 관광객 매출이 회복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6년 5개월 만에 단체 관광 금지 조치를 해제하는 것도 기회 요인이다. 이에 백화점들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점포를 중심으로 판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1~7월 외국인 관광객 매출은 본점이 전년 대비 490% 증가하며 코로나 전인 2019년과 비교해 80% 수준으로 회복됐다. 같은 기간 잠실점은 210% 증가하며 2019년 대비 70% 신장률을 보였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더현대서울의 매출이 7~8월 20%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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