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CFD·PF 충당금 쇼크 없었다

김제림 기자(jaelim@mk.co.kr),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2023. 8. 1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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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증권사 CFD관련 충당금
미수금 회수 잘돼 1500억대
부동산 손실금은 5천억 예상
한투는 손실반영 불구 호실적
NH·미래에셋은 충당금 적어

당초 시장에서 우려했던 증권사 차액결제거래(CFD) 미수채권으로 인한 실적 쇼크는 없었다. 다만 2분기 증권사들은 국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과 해외 부동산 펀드 손실에 대해 대거 충당금을 반영하거나 평가손실을 반영하면서 부동산 경기에 따라 향후에 실적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을 예고했다.

10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국내 10대 증권사들의 CFD 미수금 관련 충당금은 1500억원 내외인 것으로 나왔다. 다만 증권사들은 국내 부동산PF나 해외 부동산 펀드에서 5000억원가량의 평가손실과 충당금을 2분기에 털어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CFD는 일정 시점 기준으로 미수가 되면 바로 반영하는 것이라 2분기에 거의 다 반영됐고, 추가로 나올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증권사 중 2분기 일회성 충당금 금액을 가장 많이 쌓은 곳은 한국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이다.

증권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충당금과 부동산 펀드 평가손실은 1000억~1500억원대로 추정되는데 CFD 충당금 300억원, 국내 부동산PF 손실 200억원, 해외 부동산 손실 1000억원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은 일회성 비용을 대거 반영했음에도 불구하고 브로커리지 수수료 증가와 기업공개(IPO) 수수료 이익으로 분기 실적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하나증권은 CFD 미수금 500억원, 투자은행(IB) 평가손실(부동산 손실) 400억원, 사모펀드 보상 충당금으로 약 530억원을 적립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하나증권은 2분기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 규모는 작지만 개인투자자들의 CFD 투자 규모가 컸던 키움증권 역시 700억~900억원에 이르는 CFD 충당금과 부동산PF 충당금을 쌓으면서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증권은 공시한 2분기 원가측정금융자산손실분을 감안하면 500억~700억원대의 CFD 충당금과 부동산 펀드 평가손실을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 업계의 예상보다 충당금이 적었던 곳은 NH투자증권이었다. 충당금 적립 규모는 300억원인데 이 중 부동산PF 관련 200억원, CFD 미수금 관련 부분이 100억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증권이 10일 발표한 2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은 1325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했다. 미래에셋증권의 CFD 미수금은 다른 증권사에 비해 미미한 규모였으며 일각에서 우려한 대규모 해외 부동산 평가손실 반영은 없었다.

금융지주 계열사인 KB증권이나 신한투자증권 모두 CFD나 부동산 충당금이 200억원 이하인 것으로 추정됐다. 나민욱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PF 충당금이 이슈가 된 시점은 작년 말부터 올해 초였는데 증권사와 달리 은행 지주사에서는 별도로 2분기에 쌓았다고 명시한 곳이 적어 관련 충당금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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