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회복되자 "이사 말고 한 번 더 살자"
역전세 완화로 갱신 늘어
서울 전셋값 12주 연속 상승
모든 구에서 2주 연속 오름세
올해 4월 이후 수도권 아파트 전세시장에서 신규 계약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이 빠르게 회복하면서 역전세 가능성이 낮아지자 비용을 들여 이사하는 것보다 갱신 계약을 선택하는 임차인이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상황이 반영되듯 최근 서울과 수도권의 전셋값은 각각 12주, 7주 연속 상승 중이다. 전세 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며 매매 시장을 떠받치면서 전국 부동산 시장에도 온기가 도는 모습이다.
10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올해 1~7월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서 체결된 아파트 전세 계약 24만8324건 중 신규 계약(14만3118건) 비중은 4월 60.3%에서 7월 54.7%로 감소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수도권 전세 신규계약 비중은 연초부터 4월까지 꾸준히 상승하다가 7월에는 연초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 초 역전세와 빌라 사태 등 영향으로 전셋값이 급락하자 새 집을 찾던 사람들이 시장이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기존 집에 눌러앉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수도권에서 신규 계약 비중이 낮아진 가운데 감소폭은 서울, 경기, 인천 순으로 나타났다. 4월 59.7%를 기록한 서울의 신규 전세 계약 비중은 지난달 52.0%로 7.7%포인트 줄었다.
경기와 인천은 각각 5%포인트, 1.8%포인트 감소했다. 전세 가격 회복이 빠를수록 '갈아타기' 움직임이 둔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현상은 지역뿐만 아니라 아파트 연식 차이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입주 5년 이내 아파트의 전세 신규계약 비중은 1월 29.7%에서 꾸준히 감소하면서 5월 이후 21%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21년 이상~30년 이내 노후 아파트는 신규 계약 비중이 1월 23.7%에서 지난달 30.6%로 오히려 증가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 연구원은 "새 아파트가 오래된 아파트보다 가격 회복력이 상대적으로 좋은 만큼 역전세 리스크가 낮고, 전셋값이 높아 이사 가격 부담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지역별로 보면 최근 전셋값이 상승 반전한 서울 강동구와 송파구는 4월 이후 신규 계약 비중이 절반 이하로 줄었지만 일부 수도권 지역은 전체 거래 중 70% 이상이 신규 계약으로 나타났다. 전셋값 회복세와 보증금 차액 반환 대출 완화 등 역전세 대응 방안이 마련된 만큼 앞으로 신규 전세 계약 비중 감소 추세는 서울을 시작으로 인접 지역까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입주 물량은 여전히 변수로 꼽힌다.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서울 강남구, 경기도 화성시 등 하반기 입주 물량 집중에 따른 매물 증가가 예상되는 지역은 주거 선호도가 낮은 구축 위주로 전세 가격이 하향조정되면서 한동안 신규 갈아타기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과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전세 시장 안정세는 포착된다. 신규 전세계약 비중 감소와 함께 '역전세' 우려도 완화될 전망이다.
이날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7일 기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은 상승률 0.11%를 기록했다. 전주 상승률 0.09% 대비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12주 연속 상승 중이다.
전세 가격이 상승하자 매매 시장도 상대적으로 좋은 흐름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와 동일한 상승률 0.09%를 기록하며 전세와 마찬가지로 12주 연속 상승 중이다. 지방 아파트 매매 가격 하락세는 1년2개월 만에 멈춰섰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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