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에도 조선소 찾은 권오갑회장
상황실서 재난 대응 직접지휘
권오갑 HD현대 회장(사진)이 집무실을 경기 성남 판교 본사에서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로 옮겼다.
초유의 남북종단 태풍인 '카눈'이 10일 한반도에 상륙하자 직접 현장 상황을 챙기며 피해를 최소화하려 한 것이다. 권 회장은 카눈이 북상 중이던 지난 9일 울산조선소로 내려가 '태풍 상황실'에서 현장을 지휘했다.
그는 조선소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줄곧 현장을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권 회장은 HD현대 본사인 판교 글로벌R&D센터에서 그룹 경영 전반을 챙기고, 울산조선소 생산 현장은 한영석 HD현대중공업 부회장이 총괄한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권 회장이 핵심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 사업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그만큼 태풍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휴가 중이던 한 부회장과 이상균 HD현대중공업 사장도 울산조선소에 상주하며 현장 상황을 꼼꼼히 챙겼다.
권 회장은 "울산조선소는 바다와 인접해 있고, 골리앗 크레인 등 각종 철제 구조물이 많아 태풍 위력에 따라 피해가 상당할 수 있다"며 만반의 대비책을 강구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그는 "강력한 태풍이지만 우리의 대비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만큼 끝까지 경각심을 유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권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전사 태풍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수립된 대비책에 따라 HD현대중공업은 울산조선소 내 군함 2척을 포함해 총 7척의 선박을 피항 조치했고, 10개 도크에서 건조 중인 선박들은 계류 로프를 보강해 강풍에 대비했다.
또 10일 오전 3시부터 상황 해제 시까지 정문을 제외한 모든 출입문을 폐쇄하고 비상 대기 등 필수 인력을 제외한 인원 출입을 통제했다. HD현대중공업은 이번 태풍에 앞서 회사 자체 태풍 위험등급을 최고 단계인 '심각(4단계)'으로 발령했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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