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속에 ‘K팝 콘서트’ 무대 무리한 준비…괜찮을까?
정부가 2023 새만세계스카우트 잼버리의 마지막 ‘반전 카드’로 준비 중인 11일 K팝 콘서트 준비 과정을 두고 사회 각계의 우려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10~11일 수도권이 태풍의 영향권에 드는 상황에서 급박하게 높은 철골 구조물을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기중 정의당 부대표는 10일 페이스북에 “태풍이 오는 상황에서 야외 경기장에 대규모 무대와 설비를 설치하는 것 자체가 위험한 일”이라며 “이런 큰 공연을 이렇듯 급하게 준비하는 것은 무리하고 위험하다”고 적었다. 이어 “무리한 일들은 이미 충분히 벌어졌으니 지금이라도 멈춰야 할 것”이라고 했다.
여당 내에서도 콘서트의 무리한 진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홍문표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잘못된 잼버리 하나를 해결하기 위해 하는 K팝 콘서트는 맞지 않다”며 “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고 말했다.
빠듯한 일정으로 무대를 설치해야 하는 데다 공연 당일 오후까지도 비가 예상되면서 산업안전 전문가들도 안전사고를 우려하고 있다. 무대 설치·해체 작업은 대표적인 고소 위험 작업이다. 지난해 7월31일 강릉에서 비가 오는 날 ‘싸이 흠뻑쇼’ 무대를 철거하던 작업자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강태선 서울사이버대 안전관리학과 교수는 “무대설치 작업은 기본적으로 매우 위험한 작업이니, 강풍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경우 가급적이면 하지 않는 게 좋다”며 “법은 최소한의 규정이니까 위험성평가 등 합리적 조치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우려 속에서도 정부는 예정대로 11일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팝 콘서트를 강행하려 하고 있다. 콘서트가 열리는 시점엔 공연이 가능한 기상상황이라는 이유에서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후 4시 ‘K팝 콘서트 안전대책’ 브리핑에서 인파관리, 비상대피로 확보, 관람객 낙상사고 예방, 무대 안전 등에 대한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대책에 무대 설치 등 콘서트를 준비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안전 확보 방안에 대한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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