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여가부 장관 경질’에 선 긋지만···“가장 무능한 부처” 불만
여권 책임론 확산될까 김현숙 장관 경질론 말 아껴
대대적 진상조사 결과 따라 본격 ‘손보기’ 나설 듯
국민의힘에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 책임을 물어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을 경질하고 이참에 여가부 폐지를 재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여당 지도부는 윤석열 정부 책임을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될까 김 장관 해임 건의설에 일단 선을 긋고 있다. 대회 종료 직후 시작할 대대적인 진상조사 결과에 따라 본격적인 여가부 손보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여가부의 부족함이 있었던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우리 당은 대회가 마무리되면 지원 부처로서 미흡했던 여가부의 문제점을 꼼꼼하게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그와 동시에 이번 잼버리를 주도한 역대 전라북도지사 역시 도대체 그동안 무슨 일을 했는지 여부도 철저히 챙겨볼 것”이라며 “국민의 혈세를 흥청망청 관광으로 퍼다 쓴 것은 반드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잼버리 파행에 전라북도와 부안군의 책임이 가장 크다면서도 여가부의 책임 또한 따져보겠다고 한 것이다.
오는 12일 잼버리 폐영 후 곧장 다음주부터 국무조정실이 잼버리조직위원회, 전라북도, 부안군, 여가부 등에 대한 감찰에 착수할 예정이다. 뒤이어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에서는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책임론을 제기하는 데 대해 지방자치단체장이 민주당 소속인 전라북도와 부안군, 그리고 문재인 정부 책임론으로 맞서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날 “중앙정부 탓을 한다면 앞으로 지자체의 소소한 행사 유치마저 전부 중앙정부가 컨트롤할 수밖에 없다”(전주혜 원내대변인)고 으름장을 놨다.
하지만 지도부를 포함한 여당 안에서는 여가부에 대한 불만이 큰 게 사실이다. 대회가 진행 중인 데다, 야당과 책임 공방 중인 상황에 자칫 여권 책임론이 확산할까 공개 비판은 자제하고 있다. 향후 조사·수사가 진행되면 여가부가 책임을 피해갈 수 없을 거란 분위기가 팽배하다. 국민의힘 지도부 한 관계자는 “여가부는 모든 부처 중 가장 무능하다”면서 “야권에 책임을 물으려면 우리도 여가부 장관이라도 해임해야 명분이 있다”며 추후 김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김 장관 해임을 건의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철저하게 감사해서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장관은 해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대회를 무사히 마치는 것이 우선이라며 김 장관 경질론에 대해 말을 아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태풍 상황도 겹쳐 책임론을 꺼낼 때가 아니다. 그렇다고 문제가 있는데 그냥 덮자는 것도 아니다”라며 “폐영하면 구체적인 것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참에 민주당을 압박해 윤 대통령이 공약한 여가부 폐지를 다시 시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여가부가 없어졌으면 문체부(문화체육관광부)가 (잼버리 주무부처를) 했을 것이고, 지금보다는 훨씬 일 처리를 잘 했을 것”이라며 “이번 일로 폐지하는 게 아니라 원래 폐지됐어야 할 기관”이라고 말했다.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 나와 “잼버리 대회가 끝나면 그 문제(여가부 폐지)는 현실로 아주 급부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최근 여가부 폐지를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8일 CPBC 라디오에서 “이 일을 여가부 폐지로 연결하는 논리는 수긍을 못 하겠다”며 “윤 대통령과 윤석열 정부 전체의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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