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기술 다량 보유한 美, 韓과 시너지 낼 것"
메모리 반도체 강국인 韓
검사장비 공동연구 제안
◆ 국제 표준 ◆
현대자동차, LG전자, SK텔레콤과 인텔, 필립스 등 한미 기업이 '한미 표준협력 포럼'에 참석해 반도체·인공지능(AI)·자율주행차·양자기술·탄소중립 등 기술 표준 협력을 논의했다.
전자기술연구원, KAIST, 미국자동차기술협회(SAE) 등 대학과 연구기관도 참여해 한미 양국 간 핵심·신흥기술 분야의 미래지향적 표준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장영진 산업부 1차관, 조 바티아 ANSI 회장, 제인 모로 NIST 표준정책선임자문관과 양국 표준전문가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미 표준협력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지난 5월 미 백악관에서 발표한 '핵심·신흥기술에 대한 국가 표준전략'을 주무 기관인 NIST에서 직접 설명했다.
국표원은 NIST와 한국의 첨단기술 표준화 전략을 공유했다. 포럼에 참석한 기업과 학계의 민간 표준전문가들은 반도체, AI, 자율차, 양자기술, 탄소중립 등 5개 분야의 기술 현황과 표준화 동향을 발표했다. 국제표준을 주도하기 위한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전자기술연구원과 KAIST, 서울과기대, NIST, 에어로싸이오닉스가 반도체 장비 국제 표준화 현황을 공유하고 한미 간 중장기 표준화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극자외선 초미세 회로패턴 제작기술(EUVL) 검사장비와 관련한 공동연구를 통해 국제표준을 개발하자는 제안이 이뤄졌다.
미국은 반도체 분야 원천기술을 다량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 강점이 있는 만큼 양국 협력은 필수적이다. 특히 제작이나 검사 장비와 관련한 공동 연구가 수행되면 이를 바탕으로 상업화까지 더 수월하게 나아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이 기술 패권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한국은 미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표준 제정에서도 협력이 강화되면 우리 기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AI 분야에선 전자기술연구원, 정보통신기술협회, 고려대, NIST, 필립스가 참여했다. 이들 기관과 기업은 올해 발효된 유럽연합(EU)의 AI 규제 법안에 대한 대응방향과 한미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공동연구와 인력교류 협력 방안도 모색했다.
자율주행차 분야에서는 현대차와 LG전자, 자동차연구원, NIST, SAE 등이 스마트 커넥티드 시스템에 활용되는 통신·원격제어 분야 표준화 추진 현황을 공유했다. 이들 기업과 기관은 자율주행 안전과 등급 인증을 위한 공동 연구과제를 발굴했다.
양자 분야에선 SK텔레콤, GQT코리아, 카이스트, NIST, 인텔이 참여했다. 이들은 양자기술과 관련한 국제표준화 추진 방향을 공유하고 향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센서, 디바이스, 통신 등 양자기술을 분야별로 표준화하는 로드맵 구축 방안을 모색했다.
탄소중립 분야에선 원자력연구원, 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선급과 NIST, 미 글로벌 안전환경기관인 UL이 참여했다. 이들 기관은 수소·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와 소형모듈원전(SMR) 등 탄소저감기술에 대한 표준화 동향을 공유하고 향후 협력 방안에 대해 토의했다. 특히 한국의 탄소중립 표준화 포럼과 연계해 한미 탄소중립 표준화 협의체를 구성하고 협력을 정례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장 차관은 "이번 포럼은 국제표준 경쟁으로 국가 간 전략적 연대가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동맹국인 미국과 한국 간 표준분야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뜻깊은 자리"라며 "양국 간 전방위적 표준협력 체계를 구축해 핵심·신흥기술 분야 국제표준 주도권을 확보하고 국제표준화기구 리더십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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