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쇼츠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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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한국일보>
'쇼츠(shorts)'는 구글의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가 2020년부터 하위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는 짧은 동영상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이다.
숏폼 영상을 즐기는 게 거대한 SNS 문화로 떠오르면서 생긴 용어 중 하나가 '쇼츠 지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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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쇼츠(shorts)’는 구글의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가 2020년부터 하위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는 짧은 동영상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이다. 일반 유튜브 동영상과 달리, 휴대폰 화면 모양의 세로형 화면에 1분 이내의 숏폼(short-form) 영상이 유통된다. 2016년 등장한 중국의 숏폼 영상 SNS 플랫폼 ‘틱톡(TikTok)’이 급부상하면서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으로 급성장하자 부랴부랴 구글이 비슷한 유형의 서비스를 출시해 경쟁에 나선 셈이다.
▦ 쇼츠든 틱톡이든 찰나처럼 지나가는 경쾌한 콘텐츠 형식, 강력한 재미와 호기심을 자극하는 내용들, 그리고 자체 앱을 통해 누구나 간편하게 제작해 숏폼 영상 유통에 참여할 수 있게 한 점 등이 특장점이다. 온라인 콘텐츠를 훑듯이 즐기는 웹서핑 문화에 익숙한 MZ세대는 물론, 다른 연령층도 휴대폰에서 마치 껌을 씹듯 심심파적으로 놀기엔 그만한 마당이 없게 됐을 정도다. 숏폼 영상을 즐기는 게 거대한 SNS 문화로 떠오르면서 생긴 용어 중 하나가 ‘쇼츠 지옥’이다.
▦ ‘쇼츠 지옥’은 쇼츠나 틱톡의 숏폼 영상을 보는 게 중독적 습관이 되어 일상에 지장을 줄 정도에 이른 상태를 말한다. 뭐 재미있는 거 없나, 하고 이 영상 저 영상 둘러보다 보면 한 시간은 금방이고, 날밤까지 새기 일쑤다. 그 지경까지 갔던 사람 중엔 온라인에 “쇼츠는 뇌를 썩힌다”는 주장까지 올렸을 정도다. 다른 뜻으론 짧은 시간에 흥미와 호기심을 자극해 조회수와 ‘좋아요’를 올리려다 보니, 각종 저질 영상이 판을 치는 상황을 일컫기도 한다.
▦ 쇼츠를 잠깐 둘러봐도 염증이 느껴질 만한 저질 영상, 가짜뉴스가 한둘이 아니다. 멀쩡한 연예인 부부가 외도 스캔들 때문에 이혼한다는 황당한 거짓말부터 그놈의 끈질긴 ‘쥴리’ 얘기까지 악취가 진동한다. 최근엔 정치인 이준석씨와 조국씨의 딸인 조민씨 간 결혼ㆍ임신설까지 깜짝 등장해 조국씨가 “쓰레기 같은 자들의 짓거리”라고 발끈했다는 웃지 못할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적어도 심각한 저질ㆍ가짜뉴스라도 걸러내고,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시스템이 시급하다.
장인철 수석논설위원 icj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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