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랩]"현실이 더 심해"…파격 소재 '국민사형투표', 카타르시스 안길까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악질범에 대한 사형 여부를 국민들의 찬반 투표로 결정한다면?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 드라마 안에서 펼쳐진다. '국민사형투표'를 통해서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SBS 새 목요드라마 '국민사형투표'(극본 조윤영, 연출 박신우)는 악질범들을 대상으로 한 국민사형투표를 진행하고 사형을 집행하는 정체 미상의 '개탈'을 추적하는 이야기를 그린 국민 참여 심판극이다.
10일 오후 온라인에서 진행된 '국민사형투표' 제작발표회에는 연출을 맡은 박신우 감독, 배우 박해진, 박성웅, 임지연이 참석해 새 드라마에 대한 기대를 부탁했다.
'국민사형투표'는 어느날 전국민에게 악질범을 사형시키겠냐는 문자 투표가 발송되고, 이 찬반 투표를 통해 악질범의 실제 사형이 집행된다는 기발하고 충격적인 소재의 드라마다. 당연히 현실에선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될 이야기이다. 하지만 저지른 범죄 행위에 비해 낮은 형량을 받거나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현실 경우들을 떠올리면, 드라마 속 가상의 설정이 안방극장에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수도 있다.
연출을 맡은 박신우 감독은 "안타깝게도 현실에 일어나면 안되는 일임에도, 영화나 드라마보다 현실에 일어나는 범죄들이 더 심한 경우가 많다"며 현실의 씁쓸한 단면을 언급했다. 이어 "그러다보니 악질범의 정의나 기준 문제, 그것을 표현하는 수위 문제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원작 웹툰과의 차이에 대해 박 감독은 "긴장감과 서스펜스, 액션, 장르적 특성을 살리려 노력했다. 그리고 훌륭한 배우들이 캐릭터를 완성시키는 과정 속에서, 웹툰 보다는 살아 숨쉬는 그런 부분들이 배우들의 역할이지 않았나 싶다. 작가님도, 캐릭터 이면을 구성하고 표현해 주셨다. 그런 부분들이 웹툰보다 강점이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국민사형투표'를 통해 "저희가 이 작품을 통해 한번쯤은 생각해봤으면 하는 건, 실제 현실의 법은 가해자를 처벌하는게 많다고 생각한다. 그보단, 피해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법을 만들어야 하지 않나, 그걸 한번쯤 생각해보자는 메시지를 주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박 감독은 "(캐스팅에) 우여곡절이 많은 작품이었다. 제가 떠올려보면, '인연'이지 않았나 싶다"며 김무찬 역 박해진, 권석주 역 박성웅, 주현 역 임지연을 캐스팅하게 된 이유도 밝혔다.
먼저 박해진에 대해 박 감독은 "어느날 갑자기, 만나게 된 인연이었다. 첫 미팅에서 새로운 캐릭터를 같이할 수 있는 것에 대해 기대가 컸고, 열정 있는 모습이 인상깊었다"고 전했다. 또 박성웅에 대해서는 "저와 데뷔할 때 같이한 배우라서, 옛날 인연을 이어가는 느낌, 그 사이 새로운 모습들을 발견해 나가는 과정이었다"며 "특히 이 작품에서 권석주를 통해 보여주는 아버지의 모습의 표현을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그 부분을 잘 표현해줬다. 저도 울컥해 하면서 촬영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임지연에 대해 박 감독은 "제가 3년 전부터 '원픽'이었던 배우였다. 인연이라 생각한다"며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결국엔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다"고 했다.
'국민사형투표'는 범죄와 사형을 다루는 만큼 무겁고 어두울 수 있다. 박 감독은 "무거운 소재를 다루는 거 같지만, 감독으로선 이 작품을 즐겁고 신나게 볼 수 있도록, 장르적 쾌감에 집중했다"며 "다른데 눈 둘 곳 없이, 시간이 금방 흘러가는 작품일 거다. 재밌게 봐달라"고 당부했다.
박해진은 극 중 '개탈'을 추적하는 경찰, 남부경찰청 광역수사대 1팀장 김무찬 역을 맡았다. 박해진은 이 캐릭터를 통해 그동안의 스마트하고 세련된 이미지 대신, 거칠고 저돌적인 형사의 면모를 보여줄 전망이다.
캐릭터 변신을 예고한 박해진은 외적 변화를 위해 몸무게를 증량했다고 전했다. 그는 "예전에는 72kg 정도였는데 지금은 82kg다. 10kg 정도 증량했다. 항상 살을 찌우고 싶다 생각했는데, 이번 작품을 위해 데뷔 이후 처음으로 80kg대 몸무게를 갖게 됐다. 예전에는 늘 60~70kg대 몸무게였다"고 밝혔다.
원작 웹툰을 봤다는 박해진은 "대본을 받았는데, 원작보다 좀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거 같았다. 원작에선 (김무찬이) 시니컬하고 드라이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는데, 드라마에서는 내면의 감정이 더 드러나면서 드라마에 맞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선택하게 됐다"라고 이 캐릭터에 끌린 부분을 설명했다.
또 그는 "김무찬은 그렇게 정의롭지만은 않은 캐릭터가 될 거다. 정의롭지만, 본성에 누구나 가지고 있는 악함이 꿈틀꿈틀 드러난다. 김무찬이 선하게 남을지, 악한 모습으로 넘어갈지, 그런 모습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거다"라고 시청 포인트를 짚었다.
아울러 드라마 '국민사형투표'의 매력에 대해 "실제로는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지만, 어떤 순간에는 개탈을 응원하는 순간이 생길 수도, 경찰을 응원할 수도 있다. 개탈의 이면의 모습, 경찰의 이면의 모습을 지켜봐달라. 요즘 세상이 워낙 거칠고 험하다 보니, 드라마지만 실제라 이입해 볼 수 있을 거다"라고 전했다.
박해진은 이번 작품을 통해 '별에서 온 그대', '닥터 이방인' 이후 오랜만에 SBS에 돌아왔다. 그는 "거의 10년 만이다. 어떻게 보면, 처갓집 같은 느낌이다. 마음이 편하지만 어색한 부분도 있고, 잘보이고 싶단 생각이 크다"며 "그전에 했던 작품들이 많은 사랑을 받아서, SBS에서 만큼은 더 잘하고 싶단 마음이다"라고 남다른 각오를 드러냈다.
박해진은 드라마 '맨투맨'에서 콤비 호흡을 맞춘 박성웅과 이번 작품을 통해 6년 만에 재회했다. 박해진은 박성웅과의 호흡에 대해 "당연히 좋았다"며 "이번에 놀란 게, 전작은 밝은 브로맨스 첩보물이었는데, 이번 작품은 감정신이 많았다. 형의 감정신을 보면서, 제가 할 대사에서 호흡을 놓쳤다. 그럴 정도로, '내가 형한테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있구나' 같은 배우지만, 그런걸 많이 느꼈다"며 절친한 박성웅에게서 배우로서 또 다른 면모를 본 것에 감탄했다.
박성웅은 감독과의 친분과 더불어, 박해진이 '국민사형투표'에 출연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으니까 가능한 일"이라며 박해진과 한 작품에서 다시 만난 것에 기뻐했다.
박성웅은 "촬영 들어가기 전에, 해진이와 예전보다 더 자주 만났다. 단둘이 리딩을 한 적도 있다. 서로 역할을 바꿔 읽어봤다. 거기서 도움을 많이 받았던 거 같다"며 "해진이와 평상시에 웃으면서 대하는데, 리허설 때 해진이가 눈물을 흘리더라. '얘도 진심이구나' 싶었다. 그때부터 편하게 연기했다"고 연기자로 마주한 서로의 진정성을 느꼈던 순간을 설명했다.
박성웅은 '국민사형투표'에서 비상한 두뇌의 법학자였으나 8살 딸을 성폭행한 범인을 직접 살해하고 자수해 교도소에 장기 복역 중인 권석주 역을 연기한다. 박성웅은 "권석주라는 캐릭터가 하고 싶었다. 선과 악이 모호한, 어떻게 보면 피해자이고 가해자인, 그런 역할이여서 끌렸다"라고 전했다.
박성웅은 권석주 캐릭터를 연기하며 신경쓴 부분에 대해 "사건에 따라 캐릭터가 확확 바뀐다. 처음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 책을 낸 저자, 법 철학자였다가, 거기에서 한순간에 (범죄에 희생된) 딸을 가진 아빠를 연기해야 했다"며 "변화되는 모습을 어떻게 하면 더 처절하게 보여줄지, 어떻게 하면 냉정하게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 순간 그렇게 역할이 바뀔 때마다 본능에 충실하려 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다양한 작품에서 인상적인 악역을 소화하며 악역에 잘 어울리는 배우 중 하나로 꼽히는 박성웅. '국민사형투표'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임지연 역시 최근 악역으로 각광받는 배우다. 임지연은 이번 작품에서는 악역을 벗어 던지고, '개탈'을 쫓는 정의롭고 똘끼 충만한 경찰 주현 역으로 분한다.
박성웅은 임지연에 대해 "연기인건지 본인인건지 헷갈릴 정도로, 주현은 딱 임지연이었다"며 실제와 연기의 차이가 없을 정도로 캐릭터 소화력이 좋았다고 칭찬했다. 또 "(주현 캐릭터가) 컴퓨터를 주로 다루는 직업이라, 대본 대사량이 많다. 그런데 그걸 거의 한번도 안 틀리고 다 하더라"며 임지연의 대본 숙지력에 감탄했다.
그러면서 박성웅은 임지연이 악역 박연진 캐릭터로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던 드라마 '더 글로리'를 언급하며 "전 그런 장르를 보기 불편해 한다. 그런데 지연이가 '선배님은 제꺼 보지도 않으셨잖아요' 해서, 그 드라마를 봤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리고 촬영하다가 지연이에게 '남매로 최고의 악역을 한 번 보여주자'는 얘기로 의기투합한 적이 있다"라고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임지연은 박성웅과의 연기 호흡에 대해 "선배님은 너무 노련하셔서, 제가 어떻게 해도 너무 잘 받아주신다. 기운과 에너지가 느껴져서, 선배님과 함께 하는 신들은 대사량도 많고 중요한 장면이었는데, 제가 그 기운을 잘 받아서 집중해서 할 수 있게 도와주셨다"고 고마워했다.
또 임지연은 "해진오빠, 성웅오빠와의 호흡은 너무 좋았다. 두 분다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시고, 제가 제일 후배고 동생이니까 절 편안하게 대해주셨다. 저도 현장에서 조금이라도 체력적으로 힘든 게 있으면 징징거리기도 했다. 그만큼 오래 알던 오빠들 같은 느낌이었다"며 웃어보였다.
임지연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제목부터 흥미로웠다. 국민 참여 심판극이란 소재도 재밌었고, 평소 사회면 기사도 많이 보고 범죄 관련 장르물을 좋아해서 한번쯤 도전해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본을 보니 내용도 재밌고, 주현이란 인물 자체가 거침없이 움직이는데, 한편으론 사랑스러운 면도 있는 인물이라 마음에 들어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임지연은 주현 캐릭터가 "똑똑하고, 뭘 시켜도 척척 잘할 거 같은 인물인데 자기 촉과 센스로 밀어붙이는 성격이다. 그런 털털한 면들이 저와 비슷하다 생각했다"고 설명하며 "약간 어두울 수 있는 이 드라마에, 유일하게 인간적이고 친근한 인물이지 않나 싶었다"라고 매력을 전했다.
악의 정점에 올랐던 전작의 캐릭터와 달리, 정의를 쫓는 경찰 캐릭터로 돌아온 임지연은 "'전작의 모습을 지워야지' 그런 생각보단, 작품에 잘 녹아서 그 인물로서 제가 잘 해내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봐 주실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전작에서 워낙 센 캐릭터를 하고 나서, '가장 나 같은 게 어떤 느낌이 있을까' 생각했다. 근데 주현이랑 싱크로율이 비슷하더라. 그냥 나로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며 "말투나, 제가 쓰는 표정이나, 행동 하나하나를 그냥, 최대한 나로서 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점점 저로서 (주현에게) 다가가지 않았나 싶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지연은 "국민 참여 심판극이라는 신선한 소재에서 매력적이고 신선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을 거다. 또 정의가 무엇인지, 옳고 그름이 무엇인지, 스스로, 그리고 이 사회에 질문을 던질 수 있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며 자신이 생각하는 '국민사형투표'만의 매력을 소개했다.
박해진, 박성웅, 임지연 등이 출연하는 '국민사형투표'는 10일 밤 9시 1회, 2회 연속 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목요일 밤 9시 1회씩 방송된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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