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돌아간 박혜원 “무명시절엔 설 수 있는 무대 많지 않았죠”[종합]
[뉴스엔 글 황혜진 기자/사진 표명중 기자]
가수 박혜원(HYNN)이 여름을 맞아 청량한 신곡들로 채운 소품집을 냈다.
8월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벨로주 홍대에서 박혜원의 여름 소품집 '하계 : 夏季'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오후 6시 음원 사이트를 통해 발매되는 신보 '하계 : 夏季'는 박혜원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첫 정규 앨범 'First of all'(퍼스트 오브 올) 이후 9개월 만에 선보이는 신보다.
박혜원은 "여름 앨범으로 인사드릴 수 있어 기쁘다. 이번 앨범이 많은 분들에게 즐겁고 활기차게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미니 앨범이 아닌 소품집이라는 형태를 택한 이유가 있냐는 질문에는 "이번 앨범을 소품집으로 특별히 이야기하게 된 건 여름의 색깔을 많이 담고 싶었기 때문이다. 여름의 계절을 특별히 하계라는 이름으로 나타냈다. 미니 앨범이라는 단어보다 소품집이라는 단어를, 한자를 써서 나타내고 싶었다"고 답했다.
앨범은 총 4곡으로 채워졌다. 선공개곡이자 더블 타이틀곡 중 하나인 ‘너에게로 (EUROPA)’는 박근태 프로듀서가 작곡한 청량한 록 장르의 곡이다. 공동 작사가로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린 박혜원은 생명체가 살고 있을 확률이 높은 위성으로 꼽히는 유로파 위성에서 영감을 받아 가사를 써 내려갔다. 어딘가에 있을, 언젠가는 만날 소울메이트와 꿈속에서 만나는 순간에 대해 노래했다.
박혜원은 이날 '너에게로'를 라이브로 열창하며 명불허전 가창력을 재입증했다. 무대를 마무리한 박혜원은 "숨쉴 구간이 없는 노래라 불러도 불러도 어려운 노래"라며 미소 지었다.
다른 타이틀곡 ‘너, 파랑, 물고기들 (GRAND BLUE)’은 밴드 짙은의 프로듀서 윤형로가 작사, 작곡한 노래로, 기분 좋은 기타 팝과 록이 조화된 사운드에 찬란한 오케스트라가 어우러진 곡이다.
‘조제 (Josee)’는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박혜원 표 발라드 곡이다. ‘여행의 색깔’, ‘우리 좀 걸을까’ 등 박혜원과 꾸준히 작업한 뮤지션 스무살이 작곡했다. 박혜원은 타이틀곡 '너에게로'뿐 아니라 '조제'에도 공동 작사가로 참여했다.
박혜원은 작사 과정에 대해 "영화를 보고 영감을 받아 직접 작사에 참여한 곡이다.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이 도망치듯 이별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두 주인공에 많이 이입을 하게 됐다. 특별히 여자 주인공에게 이입을 많이 하게 됐다. 영화를 보다가 문득 여자 주인공이 내 친구라면 '어때? 아직도 그 사람을 사랑해? 미워하지 않니? 넌 지금 괜찮니?'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더라. 제 과몰입으로 인해 작사에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별히 이 곡 뮤직비디오에는 제가 직접 임했다. 의상도 직접 고르고 헤어 메이크업도 그때 영화에 나왔던 주인공을 상상하며 수수하게 혼자 진행했다. 주인공이 됐다는 마음으로 운전도 직접 해 강릉 바닷가까지 가서 촬영도 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곡 ‘BLUE BIRD’는 ‘찾아 헤매던 파랑새는 사실 내 안에 있다’는 주제로 내가 걸어온 길을 의심하고, 안개 속을 걷는 것만 같은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위로와 희망의 뜻을 담은 노래다.
박혜원은 새 앨범 발매를 앞두고 거리 버스킹 공연으로 팬들과 소통했다. 박혜원은 "최근 버스킹으로 오랜만에 인사를 드렸는데, 데뷔를 하고 나서 무명 시절일 때는 설 수 있는 무대가 많이 없었다. 늘 버스킹을 하는 곳이 제 무대였는데 그럴 때마다 많은 분들이 반겨주시고 사랑을 보내주셔서 아직까지 그 기억이 큰힘이 됐다. 다시 그 힘을 돌려드리고 싶었는데 그 마음이 코로나 때문에 이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혜원은 "이제 좋은 기회가 생겨 최고의 음향, 최고의 음악으로 거리에 돌려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국내 최고 음향 회사와 밴드 세션 선생님들과 의기투합한 시간이었다. 거리 버스킹을 관람해 주신 많은 관객 분들께서 더운 날씨였는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자리를 지켜 주셨다. 신곡도 들어주시고 따라 불러주시고 질서정연하게 끝까지 관람해 주셔서 무탈하게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오랜만에 한 버스킹이라 정말 설레고 그때 그시절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굉장히 많이 떨리는 시간이었다. 심지어 준비한 곡 순서도 많이 헷갈릴 정도로 많이 떨리는 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박혜원은 신보 발매를 기념해 12일과 13일 양일간 서울 LG아트센터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다.
박혜원은 "LG아트센터라는 예술의 혼이 담긴 공연장에서 공연을 한다는 게 진짜 가수로서 너무나도 영광스럽고 뿌듯한 일이다. 이 공연장에서 노래를 해본 적이 있는데 박정현 선배님 콘서트 게스트로 노래를 해본 적이 있었다. 그때 단 10분이라도 이렇게 웅장하고 근엄한 곳에서 노래를 한다는 게 굉장히 영광이었다. 뇌리에 강하게 박혔을 정도로 인상 깊었던 공연장이었는데 정말 운이 좋게도 제가 혼자 단독 콘서트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주가 콘서트인데 사실 아직도 실감이 잘 안 난다. 어제 리허설을 하고 왔는데도 실감이 안 난다. 콘서트 마지막 곡을 부를 때 실감이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동료 뮤지션들의 응원이 있었냐는 물음에는 "가야G 멤버들에게도 신곡을 들려드렸다. 굉장히 잘 어울린다는 칭찬도 많이 해 주셨고 각자 SNS에 제 노래 홍보글도 올려주셔서 너무 감사했다"고 답했다.
최근 한결 뜨거워진 인기도 체감하고 있다. 박혜원은 "제가 지하철을 탄 적이 있는데 제 앞에서 제 영상을 봐 주고 계시더라. 많은 분들이 노래를 들어주시는구나 기쁜 마음이 있었다. 지금은 많은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으로 이미 체감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음악적으로 좀 더 도전을 해야겠다는 용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2019년 발매된 '시든 꽃에 물을 주듯' 흥행 이후 부담감을 느끼지는 않았냐는 물음에 박혜원은 "그 노래를 많이 사랑해 주셨기에 제가 많은 곳에서 노래를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러나 앞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제 노래를 의식하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다. 메시지를 담은 노래들을 많이 하고 싶다. 어떤 마음으로 음악을 하고 있는지를 알려드릴 수 있는 힘을 가진 가수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번 활동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이번 앨범이 아니더라도 1위를 기록하고 싶다는 욕심 어린 생각이 있다. 지금 당장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시지 않더라도, 인기를 끄는 곡이 아니더라도 메시지를 잘 전달할 수 있는 노래를 하는 것이 제 목표"라고 밝혔다.
박혜원은 "팬들에게는 일단 성실한 가수로서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스스로 생각했을 때 게으른 부분이 많아 반성할 때가 많은데 음악에 대해서만큼은 성실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음역대, 장르에 국한되기보다 메시지 그 하나만을 담은 노래를 할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 첫 번째 과정은 그 메시지인 것 같다. 두 번째로 장르를 시도하고 고민하는 과정이 제게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2018년 싱글 'LET ME OUT'으로 데뷔한 박혜원은 데뷔 5주년을 맞이했다. 박혜원은 "아직 데뷔 5주년이 실감이 잘 안 나기도 하고 어제 데뷔한 것처럼 떨리는 마음이다. 올해 LG아트센터에서 공연을 한다는 큰 소원 같은 일이 벌어져 굉장히 행복하다. 앞으로도 더 많은 목표를 위해 활동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면 좋겠다"고 밝혔다.
뉴스엔 황혜진 blossom@ / 표명중 acep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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