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K방산 개가, 함정 수출로 이어지려면
50여 년 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자주국방을 천명하며 시작된 방위산업은 2023년 8월 현재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방위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이자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삼아 방산수출을 통해 우방국과 안보협력을 확대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가 큰 몫을 하고 있다. 그 결과 올해 1월 국산 무기체계 단일 계약으로는 최대 규모인 4조원대의 천궁-Ⅱ가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된 데 이어 K2 전차·K-9 자주포·FA-50 전투기 등 최대 40조원의 폴란드 패키지 딜이 성사되었다. 뒤이어 5월에는 말레이시아와 1조2000억원의 FA-50 경공격기 수출계약도 맺었다. 수출금융지원이 뒷받침되어 협상 건들이 모두 계약되면 최대 200억달러의 방산수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방산시장이 확대되고 협의 중인 미국과의 상호국방조달협정(RDP-A)이 체결되면 해외시장 진출의 기회가 높아질 전망이다.
취임 2년 차를 맞은 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업적은 대통령의 방산수출 세일즈 외교를 통한 시장 다변화, 방산 지원정책을 들 수 있다. 주목할 점은 신기술을 갖고 있으나 투자유치가 어려운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을 돕는 정책이다. 지역별로 주력제품의 방산클러스터를 형성하여 중소기업들의 진출을 원활하게 돕고 있다. 해외시장 확장을 위한 대기업의 제품수출이 중소기업 부품수출과 연동되는 상생협력 생태계가 구축된 것이다.
군도 지원정책에 힘을 보탠다. 지난 5월 2일 군이 오후 경기 포천 육군 제8기동사단에서 수행된 국산무기의 실사격 훈련을 참관하도록 18개국 주한외교사절단에 기회를 제공한 것이 좋은 사례다. 세계 각국 외교단이 우리 군 야외기동사격훈련을 참관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개선하고 유의할 점들이 있다. 방산수출 성과 확대를 위하여 정부의 적극적인 수출금융지원이 필요하다. 수출입은행의 법정 자본금이 거의 찬 상태라 하니 자본금을 대폭 늘릴 필요가 있다. 국가계약법 수정 보완도 뒤따라야 한다. 최저가 입찰 방식이나 장기간 개발소요 품목에 있어 내용 변경이 불가피할 경우 이를 수용할 수 있도록 국가계약법에 대한 개선책을 내놔야 한다. 나아가 방산수출은 기술유출 및 우호국과의 관계 악화, 전쟁범죄, 평화에 대한 위협요인을 내포하고 있어 위험을 최소화하도록 대비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함정수출 활성화 방안도 마련되어야 한다. 조선 강국임에도 군 함정의 경우 기업 간 경쟁구도 속에서 기술발전을 이뤘으나 과당경쟁으로 규모화에는 실패했다. 영세성을 탈피하도록 주력 선도기업 중심의 재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세계 1위의 조선 역량이 첨단 함정 개발에 활용되도록 규모화를 위한 여건을 만들자는 것이다. 미래 함정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시설을 통합하여 운영하는 방안을 대형 조선소를 기반으로 첨단화하는 것도 개선책이 될 수 있다. 대형 방산기업의 해외 생산기지를 유치국가와 함께 건설해 이를 통해 해외 거점기지를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도 해양안보 차원에서 검토할 일이다. 지금은 강군의 초석, 방산기술 경쟁력 강화에 국가적 역량을 모아야 할 때다.
[고성윤 한국군사과학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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