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복지는 밥이네"…전현무·박세리 맛집 품은 삼성, 이재용도 찾는다 [유미의 시선들]
물가 인상 속 삼성 직원 세끼 '공짜'에 다른 직장인 부러움 ↑…이재용 '식판 경영' 활발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런던 베이글에 노티드 도넛이라니. 삼성 최고 복지는 역시 밥이네."
삼성전자가 2030 직원들의 입맛을 사로 잡기 위해 '식판' 메뉴에 공 들이고 있다. 최근 구내 식당 조식 메뉴로 '런던 베이글 뮤지엄'의 베이글이 나온 데 이어 '노티드 도넛'까지 디저트로 제공하면서 직원들 사이에선 "애사심이 넘쳐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6월부터 사내 식당에서 제공하는 한끼 식사의 단가(식재료비)를 기존 6천603원에서 7천128원으로 인상했다. 직원들이 부담하는 비용은 없지만, 30여 가지의 다양한 메뉴로 식판을 가득 채워 주목 받고 있다.
아침은 과일이나 샌드위치, 샐러드, 과일주스 등이 준비된다. 테이크아웃해 사무실이나 야외에서도 먹을 수 있다. 점심 식사는 한식, 중식, 분식, 양식에 다이어트식 또는 채식으로 선택 가능하다. 3교대가 많은 업무 특성상 저녁 식사도 제공되는 데 최근 비용 절감 차원으로 저녁 식사 테이크아웃이 중단되기 전에는 퇴근 후 집으로 저녁을 포장해가는 1인 가구 직원들도 상당했다.
삼성전자는 경기 수원, 기흥, 화성 등 사업장별로 사내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데, 새로운 메뉴가 공개될 때마다 다른 기업 직원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특히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젊은 직원들이 좋아하는 메뉴들이 다양하게 나왔는데 '런던 베이글 뮤지엄'이 대표적이다. 이 베이글이 제공된 곳은 삼성전자 사업장 외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S, 삼성SDI, 삼성물산(건설부문), 삼성엔지니어링 등이다.
삼성전자는 '런던 베이글 뮤지엄'의 바질 베이글과 프레첼, 무화과, 커피를 묶어 조식 메뉴로 제공했는데, 직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며 빠르게 소진됐다. '런던 베이글 뮤지엄'은 방송인 전현무부터 소녀시대 수영·티파니 등 연예인들도 '오픈런(개점 전부터 대기)' 할 정도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데, 최근 오픈한 잠실점은 오전 7시부터 고객 수 백 명이 줄을 서 주목 받기도 했다.
지난달부터는 외식기업 GFFG의 '노티드 도넛'의 인기메뉴인 슈가링과 글레이즈 도넛, 콜드브루 등도 디저트로 제공했다. 국내에서 도넛 열풍을 불러일으킨 '노티드 도넛'은 골프선수 박세리가 한 방송에서 줄을 서서 기다린 끝에 한 번에 8만원어치나 구매해 가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더 유명세를 탔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는 '생어거스틴', '석관동 떡볶이', '밀도', '감자밭 감자빵', '더앨리', '슈퍼말차', '더앨리' 등 젊은 층이 선호하는 식당·브랜드 메뉴를 제공해 직원들의 호응을 얻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계열사의 구내식당은 대부분 삼성웰스토리가 맡고 있다. 삼성웰스토리는 말복인 이날 점심으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 능이전복삼계탕과 로스트치킨, 장어덮밥 등을 제공할 정도로 직원들의 건강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다른 직장인들이 부러워 할 정도로 삼성 구내식당의 메뉴가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가끔 사업장에 들러 식사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가 서울 태평로 사옥에 입주했던 2008년 당시 삼성생명 구내식당에서 종종 점심을 해결했다. 2018년 6월에는 김동연 전 부총리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구내식당에서 함께 밥을 먹었다. 2020년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삼성전기 부산사업장, 삼성전자 온양사업장 등을 방문했을 때도 모두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식사했다.
지난해 8월 19일에는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구내식당을 찾아 '우삼겹 숙주 라면'을 먹었고, 같은 달 30일 점심에는 삼성SDS 구내식당을 찾아 '가마솥 황태 곰탕'을 선택했다.
익명의 삼성전자 직원은 "밖에서 점심을 먹으면 기본으로 1만원 이상을 써야 하는데, 구내 식당에서 다양한 메뉴를 삼시 세끼 무료로 줘 밥값 부담이 거의 없다"며 "인근 식당보다 더 맛있는 음식들이 나와서 최고의 복지라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한 때 이를 탐탁치 않게 여겼다. 삼성 계열사인 삼성웰스토리가 거의 모든 삼성의 구내식당을 운영한 것을 두고 '일감 몰아주기'라고 본 것이다. 이 때문에 삼성웰스토리는 지난 2021년 6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천34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당했고, 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검찰에 출석까지 했다.
삼성그룹은 이 같은 논란을 불식시키는 차원에서 지난해 8개 기업의 구내식당을 웰스토리가 아닌 외부 급식업체에 개방했다. 지난해에는 28개 구내식당을 경쟁입찰 방식으로 외부 업체들이 운영할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삼성 계열사들은 주요 사업장별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다양한 급식업체들이 구내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광주사업장은 동원홈푸드, 구미사업장은 아이비푸드, 기흥사업장은 풀무원FNC가 운영을 맡는다. 또 서울 서초사옥 구내식당은 브라운F&B가 수원사업장은 신세계푸드와 현송, 용인 아라마크 등이 단체급식을 제공한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직원들을 위한 구내식당 운영에까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앞으로도 이 회장은 종종 점심을 해결하며 직원들과 소통하는 창구로 구내식당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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