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뜩한 살인예고, 10대 '챌린지' 됐다…"엄벌" "얼굴 공개" 효과 있을까

김지성 기자 2023. 8. 10.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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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이후 전국 각지에서 살인 예고 글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검거된 살인 예고 글 작성자 중 절반 이상이 10대로 나타났다.

10일 경찰청에 따르면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지난 8일 오전 9시까지 전국에서 살인 예고 글 작성자 67명이 검거됐다.

경찰에 검거된 10대들도 일종의 놀이처럼 살인 예고 글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정치권에서는 살인 예고 글 작성자의 신상을 공개하겠다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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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명의 사상자를 낸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의 피의자 최원종이 10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경기도 성남시 수정경찰서에서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이후 전국 각지에서 살인 예고 글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검거된 살인 예고 글 작성자 중 절반 이상이 10대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과시욕에서 비롯된 사이버 공간상 일탈을 막으려면 관련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0일 경찰청에 따르면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지난 8일 오전 9시까지 전국에서 살인 예고 글 작성자 67명이 검거됐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10대로 7일까지 검거된 65명 중 52%인 34명이 10대였다.

칼부림, 폭탄 설치 예고 글이 이어지자 시민 불안은 커지고 있지만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 같은 흉기 난동을 '칼찌 챌린지'라고 부르며 희화화하고 있다. 흉기로 찌르는 행위를 일종의 도전처럼 묘사하는 것이다.

실제 신림동에 이어 서현역, 대전의 한 고등학교,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등에서 유사 범죄가 발생하자 온라인에는 "요즘 MZ 사이 칼찌 챌린지가 유행인가?", "태풍 때문에 칼찌 챌린지 멈췄겠네" 등 글이 올라왔다.

경찰에 검거된 10대들도 일종의 놀이처럼 살인 예고 글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장난으로 올렸다", "심심해서", "주목받고 싶어서" 등의 이유로 글을 올렸다고 진술했다.

김도우 경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10대들 사이 살인 예고 글 게시가 하위문화처럼 됐다"며 "실제 범행을 할 목적으로 쓰기보다는 인터넷상 주목받는 대상이 되고 싶은 욕망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일부 현실 자각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무기나 도구를 구매하는 행위까지도 가고 이 과정 또한 모두 실시간으로 중계해 관심을 끈다"며 "갈수록 더 선정적이고 더 폭력적인 것을 선호하게 되기 때문에 계속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혜화역 살인 예고 글을 올린 30대 왕모씨가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사진=뉴시스

경찰과 검찰은 살인 예고 글 작성자를 엄벌하겠다는 입장이다. 협박 혐의뿐 아니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살인예비 혐의까지 폭넓게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살인 예고 글 작성자의 신상을 공개하겠다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다. 현재 피의자 신상 공개가 가능한 범죄인 특정 강력범죄에 살인 예비죄를 포함해 피의자 얼굴을 30일 이내에 공개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작성자 상당수가 10대인데다 이 중 형사 처벌 대상이 아닌 촉법소년도 다수 포함돼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홍보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형사 미성년자는 훈방 조치될 가능성이 높다"며 "미성년자는 법적으로 신상 공개를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주목받는 것에서 오는 쾌락, 이득이 강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로 인한 타인의 고통은 잘 모른다"며 "교육과 홍보를 통해 이런 양상을 알려줘야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성 기자 so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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