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프로모션’ 얹어주며 “안전 배달 응원”한다는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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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배달플랫폼노동조합과 라이더유니온의 설명을 들어보면 주요 배달 플랫폼 대부분은 배달 노동자에게 태풍에 대비한 '유의사항' 정도를 전달했을 뿐 배달 서비스는 그대로 이어갔다.
김종민 배달플랫폼노조 기획정책실장은 "대부분 프로모션이 안전운행을 명분으로 삼지만, 운행이 위험한 날씨에 더 많은 배달 노동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라며 "라이더들 입장에서는 수입과 안전 사이에서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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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까지는 괜찮은데 바람이 무섭습니다. 앞을 제대로 볼 수가 없어요. 이런 날 배달앱은 중단 없이 그대로 운영되고, 여기에 ‘프로모션’(라이더에게 배달료를 얹어주는 것)까지 뜨면 고민 됩니다.”
서울이 태풍 카눈의 영향권에 든 10일 오후 1시께 배달라이더 김아무개(54)씨는 이날 13번째 배달 콜을 받았다. 그는 위험을 무릅쓴 채 배달을 이어가야할지 멈춰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배달 플랫폼은 평소처럼 운영되는데다 일부 플랫폼에선 ‘5개 배달 때 1만원을 얹어주는’ 프로모션까지 진행됐기 때문이다. “생각하는 벌이를 맞추려면 이런 날 일해야 하는데 너무 위험합니다. 방금 전에도 다리를 건너다가 미끄러질 뻔 했어요.”
이날 배달플랫폼노동조합과 라이더유니온의 설명을 들어보면 주요 배달 플랫폼 대부분은 배달 노동자에게 태풍에 대비한 ‘유의사항’ 정도를 전달했을 뿐 배달 서비스는 그대로 이어갔다.
일부 플랫폼은 ‘안전 배달’을 명분으로 배달료를 얹어 주기도 했다. 쿠팡이츠는 광주, 부산, 대구 지역 라이더에게 ‘안전 배달 응원 미션’이라는 이름으로 1만500원~1만6500원까지 배달료를 얹어 주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두잇 또한 전날 라이더에게 ‘안전운행시에도 최대한 시급 보장을 위해 각종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김종민 배달플랫폼노조 기획정책실장은 “대부분 프로모션이 안전운행을 명분으로 삼지만, 운행이 위험한 날씨에 더 많은 배달 노동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라며 “라이더들 입장에서는 수입과 안전 사이에서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다”고 했다.
배달플랫폼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을 내어 “(위험 대비 안내에 그치는 플랫폼 기업의 태풍 대응은) 위험 대비를 개별 라이더에게 맡기는 것”이라며 “태풍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배달앱을 중단하고, 중단된 시간만큼 배달 플랫폼사는 전속성이 강한 라이더에게 보상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배달플랫폼 노조와 배달의민족은 지난 6월 맺은 단체협약에 ‘태풍, 폭설, 폭우 등 중대한 위험이 예상되는 경우 배달서비스를 중단할 수 있다’는 규정을 뒀다. 이날 오전 배민은 강원도, 경상도, 전라도, 제주도 등 태풍 영향이 큰 지역에서 서비스를 일부 중단했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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