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 친 듯한 태풍 소리" 지하주차장에 소나무 쓰러져…부산은 '복구 작업 중'

노경민 기자 박상아 기자 권영지 기자 조아서 기자 2023. 8. 10. 16:4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번개 치는 소리가 들려 밖으로 나가보니 아수라장 그 자체였어요."

태풍 '카눈'이 남부 지방에 상륙한 10일 부산 북구 화명동 한 아파트에서 만난 경비원 신모씨(68)는 아찔했던 태풍 상황을 떠올렸다.

힌남노 때 유리창이 깨지는 등 피해가 극심해 올해는 의자와 탁자만 태풍이 오기 전 먼저 빼놨다고 한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 때도 피해는 없었다고 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태풍 온 오전 야산 소나무 뿌리째 뽑혀…철제 펜스 무너져
해수욕장·마린시티도 복구에 한창…"작년보단 피해 덜해"
10일 오후 부산 북구 화명동 한 아파트에 나무 쓰러짐 사고가 발생해 구청 직원들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2023.8.10/뉴스1ⓒ News1 박상아 기자

(부산=뉴스1) 노경민 박상아 권영지 조아서 기자 = "번개 치는 소리가 들려 밖으로 나가보니 아수라장 그 자체였어요."

태풍 '카눈'이 남부 지방에 상륙한 10일 부산 북구 화명동 한 아파트에서 만난 경비원 신모씨(68)는 아찔했던 태풍 상황을 떠올렸다.

이날 오전 8시47분께 이 아파트 뒤편 야산에 있던 거대한 소나무가 뿌리째 뽑혀 지하주차장 진출입로에 쓰러졌다.

강풍에 거센 비까지 내려 지반이 약해지면서 쓰러진 것으로 추정된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주차장 위편에는 철제 펜스가 설치돼 있었지만, 큰 나무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채 힘 없이 짓눌려 있었다. 펜스 옆에 있던 정자에도 나무 쓰러짐 때문에 구멍이 생길 정도였다.

여러 개로 뻗은 나뭇가지는 주차장을 완전히 봉쇄했다. 이 때문에 아침 시간대 차량도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10일 오전 8시47분께 부산 북구 화명동 한 아파트 뒤편 야산에 있던 소나무가 뿌리째 뽑혀 지하주차장 진출입로에 쓰러져 있다.(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이날 낮 12시부터 구청 직원들이 현장에 나와 복구 조치를 실시했다.

주차장 진입로를 막았던 나무 상부를 잘라내니 출입로 옆으로 잔가지와 소나무 잎들이 우수수 쏟아졌다. 양 옆으로 치워도 무릎 높이까지 수풀이 쌓여 결국 주자창 외곽에 잔해물을 치워냈다.

현장 직원들의 얼굴은 땀과 함께 나뭇가지 잔해들이 묻어 있었지만, 서로 웃음을 지으며 복구 작업에 열중했다.

정리된 나뭇가지 잔해를 쌓아보니 약 1.3m 높이까지 쌓였다.

소나무 잔해물./2023.8.10 뉴스1 ⓒ News1박상아 기자

유리창이 깨지고 건물 외벽이 뜯겨나간 서구 송도해수욕장에도 복구 작업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건물 외벽에 떨어질듯 말듯이 매달려 있던 간판은 구청 직원들의 조치로 무사히 수거됐다.

청소 노동자들은 도로에 나뒹구는 쓰레기를 정리했다. 현장에서 만난 A씨(70대)는 지난해 힌남노 때보다 피해가 덜해 생각보다 치울 게 많지 않다며 웃음을 지어냈다.

오전까지 가게 문을 닫고 차수판을 설치한 가게들도 하나둘씩 차수판을 걷어내고 영업을 시작했다.

침수 피해가 빈번한 마린시티는 별다른 피해가 없어 보였다. 이날 오후 2시쯤 차량 통제가 해제되자 해안가 부근에 위치한 가게 직원들이 트럭에 실린 집기류를 하나씩 가게에 설치했다.

음식점 사장 정모씨(38)도 직원들과 함께 의자와 탁자를 가게 안에 놓고 있었다. 힌남노 때 유리창이 깨지는 등 피해가 극심해 올해는 의자와 탁자만 태풍이 오기 전 먼저 빼놨다고 한다.

10일 오후 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 인근 건물에서 강풍에 매달려 있던 간판이 철거되고 있다. /2023.8.10 뉴스1ⓒ News1 권영지 기자

광안리해수욕장에는 모래사장에 플라스틱 쓰레기들과 해초가 물밀듯이 떠밀려와 악취가 났다. 해안가 통제가 풀리지 않아 미화원들은 보도에서만 쓰레기를 치우고 있었다.

근처 민락수변공원에도 청소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이날은 큰 쓰레기를 우선 치우고 내일부터 본격적인 정비 작업을 할 예정이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 때도 피해는 없었다고 한다. 이런 태풍 피해는 이번이 처음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후 3시 기준 태풍은 경북 안동 서쪽 약 40km 육상에서 시속 35km로 북상 중이다.

오후부터 태풍 영향권에서 벗어난 부산에는 오후 4시까지 108.9mm의 비가 내렸다. 특히 금정구에는 193.0㎜, 북구 181.0㎜, 북부산 179.0㎜의 큰 비가 내렸다.

소방에는 270건의 태풍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주로 가로수가 쓰러져 도로가 막히거나건물 외벽이 떨어진 피해가 많았다.

또 불어난 물에 도로 한복판에 20대가 승용차 안에 갇히는 사고도 있어 소방과 경찰에 의해 무사히 구조되기도 했다.

10일 오후 민락수변공원에서 청소 작업이 진행 중이다.2023.8.10/뉴스1 ⓒ News1조아서 기자

blackstamp@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