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이직이 어때서’…美 Z세대, 기업과 동상이몽

이소현 2023. 8. 1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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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선 이리저리 직장을 옮기는 잦은 이직(job-hopping)을 놓고 노사간 셈법이 복잡하다.

과거 노동시장에서 이직은 '사회 부적응자'라는 인식이 강했던 것과 달리 오늘날 Z세대 사이에선 이러한 부정적 인식은 사라지고 '경력개발'의 일부로 보고 있다.

하지만 Z세대 중심으로 만연한 잦은 이직 움직임에 기업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Z세대가 잦은 이직의 긍정적인 측면을 높게 사고 있는 것과 달리 고용주들은 '큰 골칫거리로'로 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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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부적응자→경력개발 달라진 '이직' 인식
Z세대 중심으로 '조기퇴사', '잦은이직' 추세
고용주들은 의사결정능력·판단력 의심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미국에선 이리저리 직장을 옮기는 잦은 이직(job-hopping)을 놓고 노사간 셈법이 복잡하다. 과거 노동시장에서 이직은 ‘사회 부적응자’라는 인식이 강했던 것과 달리 오늘날 Z세대 사이에선 이러한 부정적 인식은 사라지고 ‘경력개발’의 일부로 보고 있다. 하지만 Z세대 중심으로 만연한 잦은 이직 움직임에 기업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이후 미 노동시장에선 ‘대퇴사’와 ‘조용한 사직’과 같은 신조어가 등장한 가운데 ‘조기 퇴사’ 움직임이 쉬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실제 이제 갓 스물네 살이 된 프라나브 라미쿠마는 대학 졸업 후 거친 직업만 3개다. 2020년 12월 제약회사인 애보트에 취직했으며, 1년도 채 지나지 않아서 2021년 10월 스타트업체로 옮겼다. 올해 2월부턴 정신건강 진료서비스 지원업체인 알마(Alma)로 이직해 마케팅 업무를 시작했다.

라미쿠마는 최근 3년간 이직은 긍정적인 경험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 인터뷰에서 “초봉보다 거의 두 배나 많은 연봉을 받게 됐고, 원격근무를 통한 업무유연성도 포기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여러 산업 분야에서 매우 빠르게 전문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직이 잦다보니 근속연수도 짧아지는 추세다. 미국 비영리단체인 직원복리후생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작년 20세 이상 근로자의 22.3%가 직장에서 1년 이하로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20세 이상 근로자 10명 중 3명(33%)은 2년 내에 직장을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

게다가 많은 Z세대와 젊은 밀레니얼세대 사이에선 구직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은 분위기도 있다. 미국 인사컨설팅 회사인 로버트 하프(Robert Half)가 지난 5월 미국 직장인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18~26세의 74%, 27~42세의 62%가 새로운 일자리를 찾고 있거나 앞으로 6개월 내에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업이 수익창출에만 몰두하다 보니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낮아지기도 한다. 팬데믹 기간에 인력감축으로 해고를 당한 조나단 하비에르(28)는 NYT와 인터뷰에서 “3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3개의 회사에서 4개의 역할을 거쳐 결국 창업을 택했다”며 “회사에서 일할 때는 항상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숫자’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용주 사이에선 이런 Z세대와 함께 일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나온다. 미국 시카고 지역의 채용회사인 리쿠르트 락스타스(Recruit Rockstars)의 제프 하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조직 내 유망한 직원이 조기 퇴사를 하면 다른 직원들도 동요할 수 있다”며 “인사담당 임원들은 이직률이 개선되길 바라지만, 최근 한 달 사이 상황은 더 악화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Z세대가 잦은 이직의 긍정적인 측면을 높게 사고 있는 것과 달리 고용주들은 ‘큰 골칫거리로’로 여기고 있다. 하이먼 CEO는 “최근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잦은 이직에 대한 ‘낙인’은 덜하지만, 그 외 다른 기업들은 여전히 잦은 이직을 하는 지원자를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며 “지원자의 의사결정 능력과 판단력에 의문을 갖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소현 (atoz@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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