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금슬금 오르는 환율···원·달러 1316.0원 마감
지난달 1260원선까지 하락했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슬금슬금 올라 1320원선에 근접하고 있다. 미국의 경기지표가 양호하게 나타나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경기 침체 현실화에 직면한 중국 위안화 등은 약세를 보이면서 원화도 동반 약세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0.3원 오른 달러당 131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한때 달러당 1319.55원까지 올라 1320원선에 근접했으나 상승폭을 일부 반납한채 보합권에서 마감했다.
지난달 달러당 1260원선까지 하락했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하락폭을 대부분 반납하고 131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발표한 ‘7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 자료에서 “원·달러 환율은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 무역수지 흑자 전환 등으로 상당폭 하락하였다가 미 달러화 강세 전환, 중국 경제지표 부진,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입 둔화 등에 영향받으며 하락폭을 대부분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8일 원·달러 환율 종가는 1260.4원까지 내려오기도 했다. 미국의 물가상승률 둔화가 뚜렷해지고, 한국의 무역수지도 두달연속 흑자를 기록하자 원화가 일부 강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미간 기준금리 격차가 2.0%포인트로 벌어졌음에도 외환시장은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이달 들어 달러화가 강세로 전환하고, 중국의 경제지표가 예상보다도 더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자 원화도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평균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7월말 101.9에서 지난 8일 102.5로 상승했다.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음에도 미국의 7월 고용지표가 양호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달러화는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경기 침체를 피해갈 수 있을 것이란 긍정적 전망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은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발표된 중국의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년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해 내수 부진이 심각한 상황에 있음을 보여줬다. 일각에선 중국이 경기침체 속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에 빠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면 보통 원화도 동반 약세를 보일 수 있어, 원·달러 환율에도 상승 압력이 될 수 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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