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반대” 목소리 내다 백인우월주의자에 희생당하다

한겨레 2023. 8. 1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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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북전쟁은 1865년 끝났지만, '역사전쟁'은 지금도 한창이다.

2015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흑인 아홉명이 백인우월주의자의 마구잡이 총질에 죽임당했다.

샬러츠빌에 모여든 극우파들은 8월11일 인종주의 반대 촛불집회에 난입해 폭력을 휘둘렀다.

스스로 '대안우파'라 부르는 백인우월주의자 수백명이 12일 우파집결 집회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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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역사다][나는 역사다] 헤더 하이어 1985~2017

미국 남북전쟁은 1865년 끝났지만, ‘역사전쟁’은 지금도 한창이다.

2015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흑인 아홉명이 백인우월주의자의 마구잡이 총질에 죽임당했다. 범인은 남북전쟁 때 노예해방에 반대했던 남부연합 깃발을 제 상징으로 썼다. 남부연합 상징물들을 철거하자는 여론이 일었다. 2016년 버지니아주 고등학생이 샬러츠빌의 리 장군 동상을 철거하자고 청원했고, 이듬해 그렇게 하기로 결정 났다. 버지니아주는 남부연합의 중심지, 리 장군은 남부연합의 영웅. 샬러츠빌은 역사전쟁의 중심이 됐다.

2016년 말, 도널드 트럼프가 미 대통령에 당선됐다. 트럼프를 지지하던 백인우월주의자들은 들떴다. 2017년 8월 이들은 샬러츠빌에서 동상 철거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기로 했다. 샬러츠빌에 모여든 극우파들은 8월11일 인종주의 반대 촛불집회에 난입해 폭력을 휘둘렀다.

버지니아주에 헤더 하이어라는 사람이 살았다.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남자친구와 단호히 헤어진, 불의를 참지 않던 법률보조원이었다. 인종주의자들이 집결한다는 소식에 8월12일 맞불집회에 나갈 용기를 냈다.

스스로 ‘대안우파’라 부르는 백인우월주의자 수백명이 12일 우파집결 집회를 했다. 차별에 반대하는 시민 수천명이 맞불집회를 열었다. 극우파 백인 가운데 히틀러를 존경한다던 제임스 필즈라는 파시스트 청년이 맞불집회에 모인 시민들 속으로 자동차를 몰아 뛰어들었다. 십여명이 크게 다쳤고, 헤더 하이어는 목숨을 잃었다.

미국 사회는 충격을 받았다. 트위터와 유튜브 등에서 극우선동가들의 계정이 셧다운됐다. 그런데 트럼프는 ‘이쪽도 저쪽도 잘못’이라며 양비론을 폈다. 물타기로 극우파 편을 들어준 셈이다. 하이어의 어머니는 “내 딸이 (백인우월주의 폭력단체인) 큐클럭스클랜(KKK)과 같다는 말이냐”며 분개했다. 2020년 5월 미네소타주에서 경찰 과잉진압으로 비무장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숨지는 사건이 일어나, 미국 전역에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는 구호가 울려 퍼졌다. 샬러츠빌의 리 장군 동상은 이듬해 철거됐다.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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