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과 갈등 많았던 野 김은경 혁신위...51일 만에 사과 후 해산

방재혁 기자 2023. 8. 1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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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활동 마무리…부족한 말로 불편드린 점 사과”
‘당대표 선출’ 권리당원 70%·여론조사 30% 반영·중진, 원로 용퇴 등 제안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10일 대의원 투표 반영 없이 권리당원 투표와 국민여론조사로만 당대표를 선출하는 내용이 포함된 3차 혁신안을 발표한 뒤 활동 조기 종료를 선언했다. 지난 6월 20일 김 위원장 체제로 출범한 이후 51일 만이다.

혁신안은 벌써부터 논란이 되고 있다. 차기 당대표 선출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지지층인 ‘개딸’과 같은 강성지지층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일부 당내 의원들의 반발이 있어서다. 앞서 김 위원장은 노인 폄하와 개인사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혁신안 발표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혁신위는 이날 국회에서 3차 혁신안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 대의기구인 당대표와 최고위원은 권리당원 1인 1표 투표 70%와 국민여론조사 30%로 선출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현행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전당대회 투표 반영 비율은 권리당원 40%, 대의원 30%, 여론조사 25%, 일반당원 5%다.

또한 “선출직 공직자 상대평가 하위자에게도 과거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수 있어야 한다”며 “현재 하위 20%에게 경선 득표의 20% 감산을 적용하고 있지만, 국민의 공복으로 능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준엄한 책임을 묻기에는 많이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위 10%까지는 40% 감산, 10~20%는 30% 감산, 20~30%는 20% 감산 규칙을 적용해 경선 시 제재를 실질화해야 한다”며 “탈당이나 경선 불복자에 대한 감산은 현행 25%에서 50%까지 상향 적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책정당 혁신방안으로는 지명직 최고위원 2명 ‘정책 최고위원’ 배정, 18개 정부 부처별 ‘책임국회의원’을 1명씩 두는 ‘예비내각’(쉐도우캐비넷) 구성, 중앙당과 시도당 사무처 당직자의 인원 제한 해제, 정책 추진경과 국민보고회 연례 개최 등을 제안했다.

중진과 원로들의 용퇴를 제안하기도 했다. 혁신위는 “수차례 의원직을 역임하고 의회직과 당직을 두루 맡으면서 정치발전에 헌신한 분들 중에서 이제는 후진을 위해 용퇴를 결단할 분들은 당의 미래를 위해 과감히 나서주기 바란다”며 “현역 의원은 아니지만 여러 차례 의원을 역임한 분들도 당의 미래를 위해 불출마 결단을 내려주고 당을 위해 헌신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현역 중진 의원과 박지원·정동영·추미애·천정배 등 내년 총선에 복귀가 유력한 원로 정치인들에게 용퇴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복경 혁신위원은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나 천정배 전 의원 같은 분들에 대한 용퇴 요구인가’라는 질문에 “여러 의견으로 갈등, 토론하고 조정하다가 나온 안이라 다소 두루뭉술한 표현이 됐다고 받아들여 주면 좋겠다”며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분들(박 전 원장, 천 전 의원 등)이 용퇴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혁신안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한편 김은경 위원장은 이날 혁신안 발표를 마친 뒤 “혁신위원회 활동은 오늘로써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그동안 혁신위원회 활동을 성원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당초 계획보다 약 한 달 앞당겨 활동을 조기 종료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부족한 말로 불편함을 드린 점에 대하여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저희의 혁신안이 씨앗이 되어 민주당이 국민들의 신뢰와 선택을 받는 정당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며 혁신위원장으로 저의 역할을 이 자리에서 마무리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노인 폄하 발언과 개인사 등 각종 논란에 휩싸여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 리스크로 혁신위가 동력을 잃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남희 혁신위 대변인은 활동 조기 종료 이유에 대해 “저희 불찰로 여러 공격이나 비난이 있어서 동력이 더 떨어지기 전에 준비된 안, 할 수 있는 안을 내놓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치열하게 논의하고 논쟁해서 만든 피땀의 결과가 저의 여러 일로 가려질까 그게 가장 두렵다”며 “명치를 향했던 칼끝이 정말 아팠다”고 했다. 이어 “혼신의 힘을, 죽을 힘을 다해서 죽기 살기로 여기까지 왔으니 잘 받아서 민주당이 좋은 결과 낼 수 있는 혁신안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혁신위가 제안한 혁신안은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 등을 통해 최종 수용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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