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선수위원 주사위 던졌다...출사표 꺼낸 레전드 후보들

김연경, 진종오 등 5명 면접 참석
오진혁은 불참, 기권 처리
16~17일 최종 1인 후보 결정

IOC 선수위원에 도전장을 던진 레전드 후보들. 사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연경 진종오 이대훈 김소영 박인비. 뉴스1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을 향한 스포츠 레전드 스타들의 경쟁이 시작됐다.

IOC 선수위원에 도전장을 던진 이대훈(31·태권도) 김연경(35·배구) 진종오(44·사격) 김소영(31·배드민턴) 박인비(35·골프) 5명은 10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평가위원회 심층 면접에 차례로 참여했다. 신청서를 냈던 양궁 오진혁(41)은 해외 전지훈련 중이라 면접에 불참, 기권 처리됐다.

이날 면접은 2024 파리올림픽 기간에 진행될 IOC 선수위원 선거에 한국 대표로 나설 후보 한 명을 결정하기 위한 과정이다. 선수위원은 IOC와 선수들 사이 가교 역할을 하는 '스포츠 외교관'이다. 올림픽 개최지 선정 투표 등 일반 IOC 위원과 같은 권리를 지닌다.

현재는 유승민(대한탁구협회장)이 IOC 선수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내년 파리올림픽에 8년 임기를 마친다. 평가위원단은 선수위원으로 가져야 할 소양과 외국어 활용 능력, 올림픽 경력, 국제 인지도, 후보 적합성 등을 평가했다.

김연경은 면접에 앞서 "예전부터 막연하게 스포츠 행정이나 외교를 꿈꿨다"며 "선수 은퇴 시점이 다가오는 가운데 스포츠를 위해 어떤 발전적인 것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IOC 선수위원 도전을 결심했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8년 전 선수위원에 도전했다가 외국어 능력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유승민에게 밀렸던 진종오는 "그때의 경험을 통해 더 열심히 준비할 수 있었다"면서 "하루 3시간씩 영어 공부를 하고 개인 레슨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생 절반인 20년을 국가대표로 생활해왔다. 이제는 선수들을 지원하는 삶을 꿈꾸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대훈도 "영어나 IOC에 관련된 것도 많이 공부했다"면서 "대한민국 국기인 태권도를 발전시키고,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인비는 "유승민 위원님이 선거 때 450㎞를 걷고 체중이 6㎏ 빠졌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저는 500㎞를 걸어 10㎏ 감량하는 걸 목표로 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김소영은 "예전부터 스포츠 외교에 관심이 많았고,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선수위원으로 활동하며 더 크게 한번 해보고 싶다고 꿈꾸게 됐다"고 말했다.

체육회는 면접 결과로 2차 후보를 추린 뒤 14일 원로회의를 통해 최종 후보 1인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후 선수위원회가 16, 17일 최종 후보자를 의결하고 체육회는 최종 후보자 1명을 이달 마지막 주 IOC에 통보할 계획이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