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벨라루스 국경에 병력 2배 증파···“바그너, 우리 위협 못해”

선명수 기자 2023. 8. 10.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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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이민자 위장해 국경 침투하려는 시도 포착
필요 시 벨라루스 연결된 철도 건널목 봉쇄 검토
폴란드 쿠즈니체 인근 폴란드와 벨라루스 국경에 세워진 장벽. 폴란드 정부는 바그너 그룹의 벨라루스 주둔 이후 국경 일대 군사적 긴장감이 커지면서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의 민간군사기업(PMC) 바그너 그룹이 주둔하고 있는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가 국경에 병력 2000명을 증파하기로 했다. 애초 폴란드 국경수비대가 요청한 병력의 2배에 이르는 규모다. 마치에이 보식 폴란드 내무부 차관은 “바그너 그룹은 폴란드를 위협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9일(현지시간) 보식 차관은 폴란드 PAP통신에 “바그너 그룹은 폴란드를 전략적으로든, 다른 어떤 방식으로든 위협할 수 있는 집단이 아니다”라며 “그들은 폴란드에 진격해 전쟁을 시작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폴란드 국경을 불법으로 넘는 시도가 벨라루스 당국에 의해 기획, 조작되고 있다”며 국경 순찰을 강화하기 위해 병력을 증파하겠다고 밝혔다. 증파되는 병력은 향후 2주 내에 국경에 도착할 예정이다.

앞서 폴란드 국경수비대는 벨라루스에서 불법적으로 폴란드 국경을 넘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며 자국 정부에 병력 1000명 증파를 요청했다. 폴란드 정부는 이후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해당 사안을 논의했고, 국경에 배치된 병력을 2배 늘리기로 결정했다. 폴란드는 지난달 바그너 그룹이 러시아에서 무장반란에 실패한 뒤 벨라루스로 거점을 옮기자 국경 일대에 병력 1000명을 추가 배치했다. 이후 벨라루스 헬기가 폴란드 영공을 침범하는 사건이 이달 초 발생하면서 장비와 병력을 추가 배치해 현재 모두 2000명의 병력이 국경 순찰에 투입돼 있다.

폴란드 정부는 바그너 그룹이 불법 이민자로 위장해 폴란드로 침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에 대비해 왔다. 바그너 그룹을 자국으로 불러들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도 바그너 그룹이 폴란드 진격을 원하고 있다며 폴란드를 자극해 왔다.

여기에 더해 벨라루스 국방부는 최근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국경을 따라 뻗어 있는 수바우키 회랑 인근에서 군사훈련을 시작하는 등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부전선 국가들에 대해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바그너 그룹의 일부 용병들이 국경 인근으로 속속 이동하고 있는 상황도 포착됐다.


☞ 벨라루스, 폴란드·리투아니아 국경 앞에서 군사훈련…나토 동부전선 자극
     https://www.khan.co.kr/world/europe-russia/article/202308081659001

보식 차관은 “만약 벨라루스가 도발을 계속한다면 우리는 국경을 맞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와 함께 벨라루스를 완전히 고립시키기 위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필요 시 벨라루스와 연결되는 철도 건널목 봉쇄도 논의 중”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미국과 캐나다는 러시아의 동맹국인 벨라루스에 대해 이날 추가 제제를 부과했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벨라루스 정부의 자금원으로 추정되는 기업 5곳과 개인 8명을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새로 제재 대상이 된 개인과 기업은 벨라루스 정부의 시민사회 탄압과 우크라이나 전쟁 공모, 루카셴코 대통령의 부정 축재와 관련 있는 이들이라고 미 재무부는 설명했다.

이와 별개로 캐나다 정부도 벨라루스 국방부 장관과 군수업체, 국영 방송사 사장 등 개인 9명과 기업 7명에 제재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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