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할퀸 태풍 카눈에 전국 각지 피해 잇따라…1명 사망·1명 실종

백경열·김현수·이삭·박미라·박용필 기자 2023. 8. 10.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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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근위군 효령면 남천서 67세 남성 숨져
휠체어 타고 도랑 빠진 60대 장애인 실종
제6호 태풍 카눈으로 10일 오전 11시31분쯤 충북 진천군 진천읍에서 비닐하우스가 강풍에 뒤집혀 소방당국이 안전조치를 하고 있다. 충북소방본부 제공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전국 각지에서 인명 및 재산피해가 잇따랐다. 10일 오후 6시 기준 전국에서는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

대구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10분쯤 대구 군위군 효령면 병천교 아래 남천에서 67세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 남성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이날 오후 1시45분쯤에는 대구 달성군 가창면 상원리에서 “전동휠체어를 타고 가던 60대 장애인이 도랑에 빠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휠체어를 발견했지만 구조대상자를 발견하지는 못한 상태다. 당국은 인력을 투입해 이 남성을 수색하고 있다.

전남 곡성에서는 이날 오전 8시46분쯤 헛간이 무너지자 물건 등을 빼내려다 넘어진 주민 1명이 팔을 다치기도 했다. 충남 부여군 임천면에서 도로가 나무가 쓰러지면서 우산을 쓰고 지나가던 30대가 나무에 맞아 다쳤다.

경북 청도군 매전면에서는 오전 6시40분쯤 불어난 강물에 50대 여성이 갇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여성은 집에서 외양간에 갔다가 하천이 범람하면서 고립됐다. 소방당국은 인근 산으로 우회해 오전 7시18분쯤 해당 여성을 구조했다. 영천에서도 외양간에 고립된 여성이 구조되기도 했다.

경남 창원에서는 오전 8시 5분쯤 갑자기 솟구쳐 오른 맨홀 뚜껑이 시내버스 바닥을 뚫고 버스 안으로 들어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버스에는 기사와 승객 등 6명이 타고 있었지만 맨홀 뚜껑이 버스 중앙 부분을 뚫고 올라와 다친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맨홀 뚜껑이 갑자기 굉음을 내며 버스 아래에서 솟구치면서 큰소동이 빚어졌다.

강원 동해안은 9일부터 이날까지 이틀 동안 400㎜에 육박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심이 물바다로 변했다. 이로인해 소방당국엔 도움을 요청히는 신고가 쇄도했고, 도로 침수·하천 범람· 산사태 위험 등이 잇따르면서 고성군 등에서는 주민 대피령을 내렸다.

수도권에서도 태풍 피해가 잇따랐다. 오후 1시10분쯤 경기 동두천시 상패동에 위치한 한 교회의 철탑이 강풍에 쓰러져 주택 지붕에 걸리는 사고가 발생해 소방당국 등이 철탑을 제거했다. 오후 4시쯤에는 포천시 동교동 공장에서 지붕으로 사용하는 조립식 패널이 강풍에 날아가기도 했다.

인천에서는 오후 5시22분쯤 미추홀구 용현동의 한 건물 외벽 일부가 떨어져 소방당국이 현장을 통제하고 안전조치에 나섰다. 부평구 십정동 빌라 지하가 침수되고 부개동에서는 도로가 물에 잠기기도 했다. 오후 5시34분쯤 서울 종로구 필운동에서는 한옥의 지붕이 무너졌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인근 주택 2가구 주민 4명이 대피했다.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충북 보은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103호 속리산 정이품송의 가지 2개가 부러진 모습. 연합뉴스

경산 남천면의 한 지하차도에서는 오전 9시45분쯤 불어난 물에 차량 1대가 고립됐다. 소방당국은 차에 타고 있던 70대 여성 운전자 1명을 구조한 뒤 차량과 지하차도를 통제했다. 경주 현곡면에서도 차량 1대가 물에 잠겨 운전자 1명이 소방대원에 의해 구조됐다.

농경지에서는 벼들이 쓰러지는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고흥에서는 185㏊ 벼가 쓰러졌고, 여수 화양면과 광양 진월면에서도 각각 1㏊ 벼 쓰러짐 신고가 있었다. 순간최대풍속 초속 26.2m 강풍이 불어닥친 화순에서는 이날 오전 9시58분쯤 화순읍 한 상가 건물 간판이 떨어지기도 했다. 가로수가 쓰러지면서 전선을 덮쳐 주변 200여 가구가 30여 분간 정전되기도 했다.

천연기념물도 수난을 당했다. 강한 바람에 이날 오전 6시쯤 구미 선산읍 독송리에서 천연기념물 357호인 ‘반송’ 일부가 쓰러졌다. 이 반송의 수령은 약 400년으로 추정된다. 높이 13.1m, 둘레 4.05m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반송 중 하나다.

태풍으로 천연기념물 제103호인 속리산 정이품송의 가지도 부러졌다. 부러진 가지는 정이품송 북쪽 방향 가지 2개로 오후 1시30분쯤 순찰하던 공무원들이 발견했다. 부러진 가지는 정이품송 중간 높이의 지름 15∼20㎝쯤 되는 것이다. 이날 속리산에는 순간풍속 초속 18.7m의 세찬 비바람이 몰아쳤다.

울산 동구 방어진순환로 아산로 방면에서는 오전 4시40분쯤에 가로 3m, 세로 4m 크기의 바위가 인근 산에서 굴러 떨어지면서 동구 문현삼거리~예전IC 구간 도로가 통제됐다. 동구는 기계장비를 동원해 바위를 깨 도로 밖으로 낙석을 옮기고, 추가 피해발생에 대비해 현장에 굴삭기를 대기시켰다. 부산과 경남 등지에서도 가로수가 넘어져 정전이 발생하고 공동주택 외벽 타일이 떨어지는 등의 피해신고가 잇따랐다.

제6호 태풍 카눈의 한반도 북상이 시작된 10일 부산 수영구 한 건물의 파손된 간판을 한전 직원들이 철거하고 있다. 부산|한수빈 기자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하늘길과 바닷길은 이틀째 큰 차질을 빚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 등은 이날 태풍의 영향으로 제주국제공항을 오가는 항공편 230여편이 결항을 결정했다. 당초 계획된 항공편은 임시편을 포함해 모두 516편이다. 제주공항은 전날인 9일에도 태풍의 영향으로 166편이 결항됐다.

대구 군위군 부계면 대율리의 한 도로가 10일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무너져있다. 독자제공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6시 기준 전국 16개 시·도 108개 시·군·구에서 1만59가구 1만3605명이 집을 떠나 대피했다고 밝혔다.

도로 620곳과 둔치 주차장 284곳, 하천변 598곳, 해안가 198곳, 국립공원 21곳의 611개 탐방로 등의 진입이 통제됐다.전국 14개 공항에서 355개의 항공편(국내선 279, 국제선 76)이 결항됐고, 여객선 102개 항로 154척, 도선 76개 항로 92척의 운항이 중지됐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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