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도루 김하성만 쑥대밭 만들었지"…美 매체, '데뷔전 영건'에 당한 SD 맹비난

김민경 기자 2023. 8. 10.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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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하성 ⓒ 연합뉴스/AP통신
▲ 빅리그 데뷔전에서 김하성에게 호되게 당한 시애틀 매리너스 신인 투수 에머슨 핸콕.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김하성(28,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만 조금 쑥대밭을 만들었을 뿐이고, 다른 별일은 없었다."

샌디에이고 지역 매체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이 빅리그에 갓 데뷔한 신인 투수를 상대로 형편없는 공격을 펼친 샌디에이고를 맹비난했다. 단, 김하성은 예외다.

샌디에이고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 경기에서 1-6으로 대역전패했다. 1점은 김하성이 발로 쥐어짜서 만든 점수였다. 시애틀은 24살 우완 신인 에머슨 핸콕을 처음 빅리그 마운드에 올렸는데, 핸콕은 5이닝 87구 2피안타 3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샌디에이고 타선을 꽤 당황하게 만들었다.

샌디에이고는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희망을 이어 가기 위해서 반드시 연패를 끊을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이날 패배로 4연패에 빠지면서 시즌 성적 55승60패가 됐고, 와일드카드 마지노선인 3위 마이애미 말린스(60승56패)와는 4.5경기차로 벌어졌다. 좀처럼 희망을 노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메이저리그 뉴스가 남부 지역으로 전달되는 속도가 느리고, 핸콕이 올해 샌디에이고 타선이 얼마나 싱망스러운지 듣지 못했다면, 핸콕은 이날 등판 이후 샌디에이고 선수들의 유니폼 뒤에 새겨진 유명한 이름에 크게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김하성만 쑥대밭을 만들어놨을 뿐, 다른 별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혹평했다.

김하성은 1번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최근 샌디에이고 타선에서 가장 타격감과 경기 감각이 빼어나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증명했다. 1회초부터 핸콕의 혼을 쏙 빼놨다.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루와 3루를 차례로 훔치며 1사 3루 기회로 연결했다. 후안 소토가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날 때 김하성은 홈으로 재빨리 쇄도하며 1-0 선취점을 안겼다. 이때만 해도 핸콕은 이리저리 그라운드를 휘젓고 다니는 김하성 탓에 정신을 못 차리는 줄 알았다.

하지만 더 정신을 못 차린 건 샌디에이고 타선이었다. 핸콕이 두려워해야 할 이름값 있는 타자들이 전부 무안타로 침묵했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4타수 무안타)와 후안 소토(4타수 무안타), 매니 마차도(2타수 무안타 2볼넷)가 줄줄이 침묵한 탓에 좀처럼 공격을 풀어갈 길이 보이지 않았다. 잰더 보가츠는 안타 하나를 생산하긴 했으나 득점과는 무관했다.

▲ 김하성.

1-1로 맞선 3회초. 김하성은 1사 후 핸콕에게 중전 안타를 뺏으며 추가점을 뽑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김하성 개인적으로는 지난달 25일 피츠버그전 이후 15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 간 순간이었고, 2015년 맷 켐프 이후 처음으로 15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한 샌디에이고 타자가 된 순간이었다.

그러나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다. 김하성은 1사 1루 타티스 주니어 타석 때 또 한번 2루를 훔치며 시즌 27호 도루까지 달성했는데, 타티스 주니어와 소토가 연달아 범타로 물러나는 바람에 득점 기회가 무산됐다.

빅리그 초짜 투수에게 당하며 4연패 늪에 빠진 샌디에이고는 경기 뒤 20분 동안 선수단 미팅을 진행했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올 시즌 벌써 4번째 선수단 미팅이었다'고 설명했다.

미팅을 마친 마차도는 "용납할 수 없는 결과다. 핸콕이 좋은 투구를 한 것은 맞지만, 우리가 그저 공략하지 못했다. 우리는 오늘(10일) 나온 결과보다 훨씬 더 나은 결과를 냈어야 했다"고 자책했다.

▲ 거침 없는 주루 플레이를 보여준 김하성

보가츠는 "안타 2, 3개로 경기에서 이기기란 쉽지 않다. 안타 수를 늘리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샌디에이고는 이날 장단 4안타 생산에 그쳤고, 시애틀 타선은 장단 10안타를 터트렸다.

갈수록 가을 야구 희망이 희미해지는 상황 속에서도 김하성의 활약은 칭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은 '김하성이 1회 선두타자로 볼넷을 얻고, 샌디에이고 출루 기계(김하성)는 출루 즉시 2차례나 도루에 성공했다. 훌륭한 주력으로 만든 결과기도 하지만, 핸콕이 그를 잡지 않을 것이란 확실한 눈치를 챈 결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김하성은 18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이어 갔고, 김하성은 3회에 핸콕에게 안타를 뺏고 또 한번 도루에 성공하기도 했으나 타티스 주니어와 소토가 땅볼로 물러난 탓에 2루에 그대로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며 김하성의 활약이 빛을 잃을 수밖에 없었던 샌디에이고 타선의 전반적인 부진을 지적했다.

▲ 3차례 도루로 유니폼과 몸 곳곳이 더러워진 김하성 ⓒ 연합뉴스/A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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