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하고만 거래”…무역도 블록화 조짐, 경제둔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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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무역 흐름이 동맹·우호국들 간 거래가 증가하고 적대국들과의 교역이 감소하는 방향으로 변모하고 있다.
미·중 갈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다양한 지정학적 이슈가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나타난 '블록화' 영향으로, 이러한 현상이 장기적으로는 세계 경제를 약화시킬 것이라는 경고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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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vs 中 중심 정치동맹과 교역 증가, 비우호국은 감소
미중 갈등·우크라戰 등 지정학 요인으로 무역장벽↑
"물가상승·생산성 하락 등 막대한 경제적 비용 초래"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글로벌 무역 흐름이 동맹·우호국들 간 거래가 증가하고 적대국들과의 교역이 감소하는 방향으로 변모하고 있다. 미·중 갈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다양한 지정학적 이슈가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나타난 ‘블록화’ 영향으로, 이러한 현상이 장기적으로는 세계 경제를 약화시킬 것이라는 경고 목소리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세계 경제 1·2위 국가인 미국의 수입 감소와 중국의 수출 침체는 글로벌 경제가 약화 국면에 진입했음을 반영하지만, 더욱 커다란 흐름인 탈(脫)세계화 및 블록화가 심화하는 징조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의 공장’ 중국의 수출이 줄어든 것은 글로벌 수요 약화 영향도 있지만, 미국이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을 줄인 영향도 크다는 얘기다. 이는 일부 경제지표에서도 확인된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의 수입은 전년 동기대비 4% 감소한 반면, 수출은 2.6% 증가했다. 6월 수입은 5월보다 1% 감소한 3130억달러로 2021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WSJ은 “지난 수십년 동안 세계 경제의 통합이 진행됐지만, 이젠 미국·유럽 등 서방 선진국과 중국·러시아 등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각각 정치적으로 동맹 관계인 국가들과 더 많이 거래하고 양측 간엔 덜 거래하는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다”며 “이는 물가 상승 및 생산성 하락 등 막대한 경제적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다수 경제학자들은 선진국 성장률 둔화에 따른 글로벌 상품 수요 약화, 즉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인플레이션 및 이에 대응한 기준금리 인상이 현재의 경기둔화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엔 지정학적 경쟁이 글로벌 무역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에 대해서도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선진국 성장 둔화는 단기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지만, 지정학적 갈등 및 블록화 현상은 장기적으로 글로벌 무역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WSJ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해외여행 및 관광 등 서비스 부문의 국제 교류가 상품 운송보다 활발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의 수입과 중국의 수출이 줄어든 것은 양측을 중심으로 블록화 및 무역 단절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엔 중국뿐 아니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더 많은 무역 장벽이 세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글로벌 무역이 다소 회복하겠지만 팬데믹 이전 20년 동안의 평균 성장세(4.9%)를 회복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무역 성장률이 2%로 작년 5.2%에서 크게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무역기구(WTO) 역시 올해 무역 성장이 1.7%에 그칠 것으로 봤다.
피에르 올리비에 구린차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7월 말 관세와 제한적 규제 확산을 언급하며 “세계 각국이 서로에게 부과하는 무역 제한(규제)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직접투자 측면에서도 영향이 있으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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