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 슈퍼리그, EPL이 온다…맨시티 왕조 저지할 팀은

박강수 2023. 8. 10. 15:4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EPL 2023∼2024 시즌 프리뷰]
12일 새벽4시 맨시티-번리 개막전
‘탑4’는 맨시티·아스널·리버풀·맨유?
페프 과르디올라 맨체스터시티 감독이 지난 6일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FA 커뮤니티 실드 아스널과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우리 시대의 ‘슈퍼리그’다. 벌이도, 씀씀이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프리미어리그는 지난 시즌 약 66억유로(9조5000억원)를 벌었고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약 17억유로(2조5600억원)를 썼다. 수익은 2위 분데스리가(독일)와 3위 프리메라리가(스페인)를 합친 금액에 맞먹고, 지출은 2∼4위 리그를 더한 것보다 많다. 지난 2021년 유럽 축구계 유수의 명문 구단들이 작당해 유럽슈퍼리그라는 사업을 밀어붙인 일이 있었다. 말 그대로 ‘그들 만의 리그’를 바랐으나 사흘 만에 좌초했던 그들의 염원은 잉글랜드로 계승되어 이어지고 있다.

더 막대한 자본과 더 화려한 쇼로 무장한 프리미어리그가 오는 12일(한국시각 새벽 4시) 맨체스터시티(맨시티)와 번리의 1라운드 경기를 시작으로 2023∼2024시즌 막을 올린다. 세계 축구 팬들의 일상을 휘어잡을 9개월 대장정의 관전 포인트를 추려봤다.

맨시티 왕조, 초유의 리그 4연패 달성할까

현재 슈퍼리그의 슈퍼 팀은 맨시티다. 맨시티는 페프 과르디올라 감독이 부임한 2016년 이후 지난 7번의 시즌 중 5번 리그 정상을 제패했다. 지난 시즌에는 리그 3연패와 더불어 구단의 숙원이었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트로피까지 들어 올리며 잉글랜드 클럽으로는 역대 두 번째로 트레블(3관왕)을 달성, 명실상부 맨시티 왕조를 선포했다.

맨시티의 엘링 홀란(오른쪽)이 지난 6월10일 튀르키예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도중 부상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케빈 더 브라위너를 부축하고 있다. 이스탄불/EPA 연합뉴스

‘펩 시티’(페프+맨시티)의 치세는 올해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축구 데이터업체 옵타가 지난 9일 발표한 슈퍼컴퓨터 예측을 보면 맨시티는 만 번의 리그 시뮬레이션에서 90.2% 확률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유럽 5대 리그 예측 중 가장 높은 수치로, 바이에른 뮌헨(독일)의 우승 확률 69.3%를 크게 웃돈다. 현실이 시뮬레이션대로 풀린다면, 맨시티는 잉글랜드 1부리그 역사상 첫 리그 4연패 챔피언이 된다.

맨시티는 이번 여름, 일카이 귄도안(바르셀로나)과 리야드 마흐레즈(알아흘리) 두 명의 주축을 떠나보냈다. 오랜 세월 팀에 헌신해온 충신의 이탈이지만, 디펜딩챔피언의 시스템은 건재하다. 임형철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공격의 엘링 홀란, 중원의 케빈 더 브라위너, 수비의 후뱅 디아스 등 경쟁 팀에 없는 리그 최우수 핵심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라고 짚었다.

아스널의 부카요 사카(왼쪽)와 데클란 라이스가 지난 6일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FA 커뮤니티 실드에서 맨시티를 꺾고 우승한 뒤 트로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탑4’는 아스널과 리버풀, 그리고 맨유

대다수의 매체와 전문가가 맨시티 우승을 내다보는 가운데, 왕조에 균열을 낼 유력한 도전자로는 아스널과 리버풀이 꼽힌다. 영국 ‘비비시’(BBC)는 리버풀 2위, 아스널 3위를, 미국 ‘이에스피엔’(ESPN)은 아스널 2위, 리버풀 3위를 전망했다. 옵타 시뮬레이션에 따른 우승 확률도 (그나마) 두 팀이 가장 맨시티에 가까웠다. 아스널은 4.1%, 리버풀은 3.6%다.

아스널은 지난 시즌 맨시티 수석코치 출신인 미켈 아르테타 감독 휘하에서 역동적인 팀으로 거듭났고, 수년간 공들여 길러낸 젊은 재능들을 앞세워 19년 만의 리그 우승을 향해 뛰었다. 줄곧 선두를 지키다가 지난 4월 맨시티와 맞대결에서 패하며 막판 추월을 허용했으나, 얻은 게 더 많은 시즌이었다. 이번 여름 구단 최고액 이적료로 데클란 라이스를 영입하는 등 절치부심해 대권 재도전에 나선다.

리버풀의 버질 판 다이크(오른쪽)가 지난 3일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 친선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코디 학포와 기뻐하고 있다. 싱가포르/신화통신 연합뉴스

리버풀은 지난 6년 사이 유일하게 한 차례 맨시티를 제치고 리그 우승(2019∼20)을 맛본 팀이다. 지난 시즌 개막 전만 해도 ‘프리미어리그는 맨시티와 리버풀의 양강 체제’라는 말을 들었으나, 선수 줄부상 등 불운이 겹치며 5위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다만 리그 마지막 11경기(7승4패) 무패 행진을 벌이며 본래 저력을 보여준 점과, 이적 시장에서 중원 보강에 힘쓴 점이 재기를 기대하게 한다.

우승은 어렵지만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걸린 4위권에 빠짐없이 거론되는 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지난 시즌 에릭 텐 하흐 신임 감독 아래 빠르게 팀 색깔을 확립하며 3위 성과를 냈다. 임형철 위원은 “텐 하흐 감독의 시스템이 훌륭하고, 라파엘 바란·리산드로 마르티네스, 카세미루가 버티는 수비와 중원도 탄탄하다. 새 영입생들의 적응 여부가 변수”라고 평했다.

첼시의 크리스토퍼 은쿤쿠(가운데)가 지난달 30일 미국 매릴랜드의 페덱스필드에서 열린 풀럼과 친선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매릴랜드/AFP 연합뉴스

반전 필요한 런던 듀오, 첼시와 토트넘

첼시에 지난 1년은 악몽의 나날이었다. 감독 세 명을 갈아치우고 8000억원을 퍼부어 선수단 강화에 매진한 결과는 리그 12위, 28년 만에 최악의 성적이었다. 할 일이 많았던 첼시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을 선임하고 본격적인 선수단 정리에 들어갔다. 첼시의 4위권 진입을 점친 한준희 ‘쿠팡플레이’ 해설위원은 “지난 시즌 들인 돈의 효과를 올 시즌 보게 될 것 같다”라고 평했다.

반등이 시급한 건 토트넘도 마찬가지다. 리그 8위로 지난 시즌을 마감한 뒤 그간 토트넘의 축구와 상반되는 전술 기조를 가진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데려왔다. 관건은 해리 케인의 잔류 여부다. 케인은 지난 8시즌 동안 토트넘의 리그 득점 43%에 기여한 핵심 중의 핵심이다. 다만 한준희 위원은 “케인 유무가 중요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공격 전술이 의외로 선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