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차 벌어지는 차량공유 업계…쏘카 '독주'·그린카 '주춤'
(지디넷코리아=김성현 기자)엔데믹이 시작된 올 들어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시간 단위로 자동차를 빌려타는 차량공유(카셰어링) 서비스 이용률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쏘카가 월 80만명을 웃도는 이용자를 확보하며 독주 체제를 굳힌 반면, 그린카는 잦은 먹통으로 ‘서비스 안정화’를 해결 과제로 떠안게 됐다.
10일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상반기 차량공유 플랫폼 쏘카·그린카·투루카 월 이용자 평균치는 약 103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소폭 늘어난 수치지만, 플랫폼별로 보면 쏘카와 투루카에 각각 월 이용자 80만·9만명 가량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쏘카의 4~6월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는 각각 70만·80만5천·78만명으로 집계됐다. 여름 휴가철인 7월엔 약 81만명으로 올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쏘카는 2분기 역대 최대 매출인 1천39억원을 달성했고, 영업이익(16억원)도 1분기 대비 흑자로 돌아섰다.
쏘카 2분기 차량공유 서비스 매출은 9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다. 차량 월 대당 매출액은 179만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14% 늘었고, 운영대수는 1만7천600대로 5.5% 줄였다. 가동률은 36.4%다.
지난 해 같은 기간 운행대수 1만8천620대, 대당 매출 157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유지관리비용을 통한 매출 극대화 전략이 통한 것으로 분석된다. 2분기 매출에 따른 변동비 비중은 45.9%로 1년새 13.7% 포인트 감소했고, 차량유지비와 사고비용 역시 한 해 동안 20% 줄었다.
투루카 성장세도 눈에 띈다. 투루카는 편도 차량공유 서비스 ‘리턴프리’를 통해 대리운전 종사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5만~7만3천명이던 MAU는 최소 6만명, 최대 9만명까지 늘어났다. 6월 기준 이용률은 한 해 동안 33% 증가했다.
투루카는 올 초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하는 카카오T에 차량공유 서비스를 연동하고 있다. 카카오T 앱 내 여행 탭에서 공유차량 이용을 희망하는 고객이 카셰어링 탭을 누르면, 바로 투루카를 이용할 수 있는 형태다. 아직 협업 성과는 미미하지만, 월 1천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카카오T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 방향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 평균 30만명이 이용하던 그린카의 경우, 올 초부터 내림세가 뚜렷하다. 1월 MAU는 25만명으로, 1년새 18% 감소했고, 6월(21만7천898명)에는 32% 줄었다. 그린카 이용률이 줄어든 건 계속된 서비스 장애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그린카에서는 차량 문이 열리지 않거나, 환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신고 사례가 잇따르며 이용자 불편을 초래했다. 이용 수요가 높은 편도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도입하고 가격 경쟁력에서 타 서비스보다 강점이 있는 그린카 이용자 이탈도 이 때문.
2분기 그린카 모회사인 롯데렌탈 실적보고서를 보면, 차량공유 매출은 2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했다. 롯데렌탈 측은 “차세대 시스템 영향으로 차량공유 사업이 1개월 넘게 차질을 빚어, 실적이 감소했다”며 “3분기 정상화 단계에 진입할 것”이라고 했다.
그린카 관계자는 “6월부터 앱이 안정화하면서, 이용자 응대율도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며 “이를 토대로 성수기 이벤트에 집중해 지난달 이용자수가 점차 늘어났다”고 했다. 회사는 정기 구독 서비스 그린패스를 앞세워, 이용률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그린패스는 이용자 상황과 이동 목적에 따라 다양한 차종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구독 상품으로, 최근 누적 가입자수 11만명을 돌파했다. 지난달 중순부터 연간 가입비 100원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경쟁 서비스 대비 가격 차별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내부에서 정한 목표 달성 시기를 한 달가량 앞당기며, 예상보다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량공유 업계 관계자는 “장기 렌트카 대비, 차량공유 서비스는 이용자 요구사항을 빠르게 수용하고 회전율을 높이는 게 관건”이라며 “플랫폼마다 앱 운영에 있어, 가격이나 편의성 제고 등 특장점을 살려야 안정적인 이용률을 비롯해, 충성 고객을 늘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성현 기자(sh0416@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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