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이어 '컨트리가든'도 디폴트 위기…中, 부동산 살리기에 찬물
이자도 지급 못해…주가 올들어 60% 폭락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인 컨트리가든(비구이위안)이 채권 이자를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채무물이행) 위기에 빠졌다. 헝다에 이어 컨트리가든까지 위기설이 나오면서 중국 부동산 업계의 연쇄 부도 불안감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부동산 시장 살리기에 나선만큼 컨트리가든이 유동성 위기를 넘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컨트리가든, 이자도 지급 못해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컨트리가든은 지난 6일 만기 도래한 액면가 10억 달러의 채권 2종에 대한 이자 2250만 달러를 상환하지 못했다. 문제가 된 채권은 2026년 2월과 2030년 8월 만기 예정이다.
컨트리가든은 30일의 유예 기간을 거치며 그 기간 이자를 갚지 못하면 공식적으로 디폴트가 선언된다. 앞서 지난달엔 또다른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인 완다그룹의 핵심 계열사 다롄완다 상업관리집단이 이자를 갚지 못해 위기를 겪었다가 계열사 지분을 팔아 간신히 급한 불을 껐다. 원리금(이자·원금) 상환에 실패했던 완다와 달리 컨트리가든은 이자조차 지급하지 못해 상황이 더 심각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크레딧사이트의 산드라 초우 아시아태평양 연구 책임자는 “회사가 전체 원금 상환이 아닌 이자 지급 문제 때문에 고군분투한다는 사실은 유동성이 매우 악화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이자 미지급 사태는 이 (부동산) 부문에 대한 부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영 악화 소식에 컨트리가든의 주가는 올해 들어 60% 넘게 폭락했다.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컨트리가든 주가는 이날 1홍콩 달러선에 움직이고 있다.
컨트리가든은 신규 주택 판매 기준 작년까지 5년 연속 1위를 기록했던 민간기업이다. 헝다가 경영난에 빠지면서 선두를 달려왔다.
하지만 시장정보업체 중국부동산정보(CRIC)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 주택판매액 기준 컨드리가든(1609억위안)은 6위로 밀렸다. 바오리(2366억위안), 완커(2017억위안), 중하이(1784억위안), 화룬(1702억위안), 차오상(1663억위안) 등 국유기업이 상위 5위를 모두 차지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각종 규제로 업계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자금력이 탄탄한 국유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7월 신규주택 판매 33% 급감
컨트리가든의 디폴드 위기 소식은 가뜩이나 악화한 부동산 시장의 소비 심리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온다증권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 애널리스트는 “중국에서 가장 큰 부동산 개발업체 중 하나인 컨트리 가든이 무너지면 부동산 시장에서 신뢰 위기가 촉발돼 부동산 시장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거래 절벽 수준으로 침체했다. 중국의 신규 주택 판매액 증가율은 4월 전년 대비 31.6% 증가하며 정점을 찍고 5월 6.7%로 떨어졌다. 이어 6월엔 28.1% 감소해 마이너스로 전환했고, 7월엔 33.1%나 급감했다.
중국 경제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는 부동산 시장을 살리는 건 현재 중국 정부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됐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지난달 하반기 경제정책을 결정하는 정치국 회의를 열고 소비와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으며 이후 대출금 상환 1년 연기, 주택담보 대출 금리 인하 등 지원책을 잇달아 내놓았다.
전문가들은 컨드리가든의 디폴트 위기 소식이 중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 살리기에 나선 시점에 발표된 만큼 실제 부도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우회적으로 자금을 지원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 당국이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소비 심리를 자극해 실제 부동산 경기를 살리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 당국이 내놓은 정책이 대도시 중심이라는 점도 문제다. 노무라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대도시가 부동산 규제를 풀면 신규 주택 물량의 70%를 차지하는 중소형 도시의 수요가 고갈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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