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퇴임 뒤에도 '미용비' 8천만원 정부 돈으로 지출

총리실, 화장·머리손질 비용 지원…"지속적 공무수행과 연관"
숄츠는 메르켈 재임 때보다 미용·사진사 비용 80% 더 많이 써

메르켈 전 독일 총리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퇴임 후 1년 8개월 동안 화장과 머리 손질 비용으로 5만5천유로(약 8천만원)를 정부에서 지원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은 9일(현지시간) 독일 타게스슈피겔을 인용해 메르켈 전 총리가 2021년 12월 물러난 뒤에도 여전히 연방정부에 미용 관련 등 몇가지 비용을 청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타케스슈피겔이 정보자유법에 따라 요청해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독일 총리실은 메르켈 총리의 미용 비용으로 지난해 3만7천780유로, 올해 1만7천200유로 등 도합 5만4천980유로를 지원했다.

이 비용은 메르켈 전 총리가 공적·사적 행사에 참석할 때 머리 손질과 화장을 하는 데 들어갔다.

메르켈 전 총리는 오래 같이 일한 메이크업 담당이 있었지만 지금은 베를린에서 개인 샵을 운영하는 헤어·메이크업 아티스트에 화장과 머리 손질을 맡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총리실은 메르켈 전 총리에게 지원하는 미용 비용에 대해 "공공 목적이든 아니든 (메르켈 전 총리가) 지속해서 공무를 수행하는 것과 연관돼 있다"고 타게스슈피켈에 말했다.

올라프 숄츠 현 총리도 미용 관련 비용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리실 측은 숄츠 총리의 헤어·메이크업을 위해 작년에 3만9천910유로를, 올해 들어서는 2만1천808유로를 지출했다.

올해 초 의회에서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총리실이 사진사·미용사·메이크업 아티스트 등에 지불한 금액은 숄츠 총리 집권 첫해인 지난해 약 150만 유로 증가했다.

이는 메르켈 전 총리 정권 마지막 해인 2021년보다 거의 80% 증가한 것이다.

독일에서는 최고위직 관리들이 미용이나 사진 촬영 관련 비용 지출을 늘리는 데 대해 비판 목소리가 일었다.

최근에는 마르쿠스 죄더 바이에른주 총리가 홍보 등의 목적으로 프리랜서 사진작가에게 작년 한 해에만 18만유로(약 2억6천만원)를 지불했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되기도 했다.

납세자협회의 라이너 홀츠나겔 회장은 관리들이 이러한 비용을 "최소한 필요한 수준으로 제한해야 하며 의심스러운 경우에는 개인적으로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AP=연합뉴스 자료사진]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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