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손' 유커 돌아온다…면세업계 기대감↑

면세업계 '큰 손'으로 불리는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가 늘어나면서 면세업계 실적 회복 속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중국 정부가 한국행 단체관광 비자제한을 전격 해제한다. 돈 씀씀이가 커 면세업계 '큰 손'으로 불리는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가 늘어나면서 면세업계 실적 회복 속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외국인 입국자는 443만명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해외여행길이 막힌 지난해 상반기(81만명) 대비 다섯 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정작 면세점 매출은 줄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7% 감소한 1조708억원을 기록했다. 1월 이후 최저치다. 전월과 비교해도 7.4% 감소하며 3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외국인 매출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6월 외국인 매출은 854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5.8% 줄었다. 지난 3월 이후 계속해서 감소세다. 내국인 매출도 2165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외국인 입국자들이 국내 면세점을 찾지 않은 건 아니다. 면세점 외국인 방문객 수는 지난 2월 이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53만명이 방문해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2월(71만명)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손님이 계속 늘어나는데 매출은 늘지 않는 형국이다. 일본·동남아시아 관광객이 중국 단체 관광객보다 상대적으로 객단가(고객 1인당 평균 매입액)가 낮은 탓이다. 지난해 6월 154만원이었던 객단가(고객 1인당 평균 매입액)가 1년 새 59만원까지 낮아졌다.

면세업계가 올해 초부터 중국 보따리상(다이궁) 의존도를 낮춘 것도 영향을 미쳤다. 면세업계는 올 초부터 다이궁에게 지급하는 송객수수료를 대거 줄였다. 수익성은 개선됐으나 매출은 수직 하강했다. 다이궁의 자리를 유커가 채워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유커들은 들어오지 않았다.

면세업계에서는 중국 단체관광객의 한국 비자제한이 풀리면 모든 것이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기대한다. 외국인 관광객 수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844만 명)에 비하면 절반에 불과하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유커의 객단가는 개별 관광객의 3배 이상"이라며 "유커들이 들어올 경우 면세업계 전반이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우 기자 minuk@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