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자카드’ 일제히 단종시키는 카드사들…‘불만’ 소비자 민원 70% 증가

권정혁 기자 2023. 8. 1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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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악화 이유로 상반기에만 159개 단종
연회비 높은 프리미엄 카드 중심 개편 움직임

카드사들이 업황 악화를 이유로 소비자들에게 인기인 ‘혜자카드(혜택이 많은 카드)’를 단종시키거나 혜택을 줄이면서 관련 민원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들은 기존 사업을 프리미엄 카드 중심으로 재편하는 한편 카드수익 중심인 수익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1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에 단종한 카드는 159개로 지난해(116개) 단종 카드 수를 이미 넘어섰다.

지난 상반기 카드사들은 혜자카드로 불리던 인기 카드를 대거 단종했다. 지난 4월 롯데카드는 ‘인터파크 롯데카드’, ‘롯데홈쇼핑 벨리곰 카드’ 등 온라인·홈쇼핑 할인 카드를 단종했다. 이어 5월 현대카드가 모바일 소비 영역 특화 상품인 ‘제로 모바일 에디션2′을, 지난 6월에는 KB국민카드가 쇼핑 카드로 인기를 끌었던 ‘탄탄대로’ 시리즈의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우리카드도 전월 실적과 무관하게 가맹점에서 0.7% 할인을 제공하던 ‘뉴아이앤유’ 카드를 이달 말부터 단종시키기로 했다.

카드혜택 축소에 불만을 품은 일부 소비자들은 집단으로 민원을 넣기도 했다. 지난 6월 말 신한카드 ‘더모아 카드’ 이용자들이 모여있는 네이버 온라인카페 ‘THE MORE’에는 “금감원에 민원을 넣겠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신한카드가 5000원 이상 결제 시 1000원 미만 잔돈을 포인트로 적립해줘 소비자들 사이에서 혜자카드로 불려온 ‘더모아 카드’의 혜택을 조정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일부 소비자가 혜택을 활용해 5999원씩 여러 번에 걸쳐 결제해 적립금을 최대화하는 결제 패턴을 보이자, 신한카드는 이런 방식의 분할 결제를 지난달 1일 부로 제한한다고 공지했다가 소비자 반발로 잠정 보류하기도 했다. 앞서 신한카드는 더모아카드를 출시 1년 만인 2021년 단종한 바 있다.

더모아 네이버 카페 게시판 갈무리

카드사들의 혜택 축소 여파로 올해 상반기 카드사 민원은 대폭 증가했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신용카드사에 대한 민원은 5124건으로 전년 동기(2979건) 대비 72.0% 증가했다. 특히 카드사의 일방적인 정책 변경으로 분할결제가 제한되어 소비자 권익이 침해되었다는 민원이 1034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금감원 상품심사 협의체 등을 통해 해당 정책 변경은 과도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으며, 카드사는 이를 수용하고 정책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카드사들이 카드 종류를 대폭 줄이고 있는 이유는 조달금리 인상 등 수익성 악화로 인해 지난 상반기 부진했던 실적과 관련이 깊다.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신한카드가 전년 동기 대비 약 23% 감소했고 이어 삼성카드(-8.0%), KB국민카드(-21.5%), 하나카드(-23.7%), 우리카드(-38.7%) 모두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이에 카드사들은 카드 종류를 대거 정리하면서 연회비가 높은 프리미엄 카드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신용카드 분석업체 카드고릴라가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출시 신용카드 분석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출시된 주요 신용카드 59종의 연회비 평균은 8만3453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출시된 주요 신용카드 76종의 연회비 평균(3만8171원) 대비 119% 증가한 수치다.

연회비 10만원 이상인 프리미엄 카드 출시가 늘어나면서 평균 연회비도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7종이 출시됐던 신규 프리미엄 카드는 이번 상반기에만 10종이 새로 나왔다. 연회비 수준 또한 작년 대비 높다. 지난해 출시된 프리미엄 카드의 연회비가 10만~50만원 수준이었다면 상반기 출시된 프리미엄 카드의 연회비 분포는 주로 20~80만원 사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 개선에 나선 카드사들은 ‘부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카드사의 수익 구조는 대부분 가맹점 수수료, 카드론 수익, 할부 이자 등 카드수익에 편중돼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신한·삼성 등 카드사들은 투자자문업이나 개인사업자신용평가업(CB) 등 카드 사업 외적으로도 저변을 넓히고 있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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