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북한 핵실험 24시간 감시 중”…CTBTO가 뭐길래
"우리는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핵실험을 365일, 24시간 감시합니다.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북한의 핵실험을 단호하고 자신 있게 '탐지해낼 수 있다'고 얘기하는 이 사람,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기구(CTBTO)'의 사무총장, 로버트 플로이드 박사입니다.
북한이 했던 6차례의 핵실험을 탐지한 CTBTO의 플로이드 사무총장이 KBS와 만났습니다.
■ 이름도 생소한 CTBTO..."뭐하는 곳이길래?"
CTBTO는 1996년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이 만들어지면서 출범한 기구로, ' 전 세계 핵실험을 탐지하는 국제기구' 입니다.
전 세계에 321곳의 관측소를 두고 있어 지진파와 초저음파, 수중음파, 방사능 핵종 등 4개 분야 기술을 이용해 핵실험이 발생하면 즉시 탐지할 수 있습니다.
강원도 원주에도 CTBTO의 관측소가 있어서, 북한의 핵실험 징후가 관측되는 즉시 오스트리아 빈의 CTBTO 사무국으로 자료가 전송됩니다.
■ CTBTO 사무총장이 왜 한국에?
로버트 플로이드 사무총장이 한국에 온 건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기술적 점검을 하기 위해섭니다.
21세기 유일의 핵실험 국가, 북한이 이웃으로 있는 터라 한국과 CTBTO의 관계는 특별할 수밖에 없습니다.
플로이드 사무총장은 오늘(10일) 오영주 외교부 2차관을 만나 협력 관계를 다지고, 내일 대전의 한국지질자료연구원을 방문해 지진파 기술 등을 논의합니다.
이름도 생소한 CTBTO, 그 역할과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플로이드 사무총장이 KBS를 만나 직접 설명했습니다. 인터뷰 내용을 전해드립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에 대한 느낌은 어떠셨나요.
"이번이 처음 방문은 아니지만, CTBTO의 사무총장으로서 방문하는 건 처음입니다. 한국에 다시 올 수 있어서 정말 기쁩니다."
"한국은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이 출범한 첫날, 조약에 서명한 국가입니다. CTBTO에는 훌륭한 한국인 인재들이 있고 재정적으로도 한국이 기여해야 하는 몫 이상으로 참여했습니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할 것이란 관측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아직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북한은 21세기 들어 6차례의 핵실험을 했습니다. CTBTO의 관측 시스템은 이 6번의 핵실험을 모두 탐지했습니다. 심지어 규모가 아주 작았던 첫 번째 실험까지도 탐지했습니다. 우리는 24시간, 365일 항상 경계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전 세계 어느 곳에서 발생하는 핵실험도 탐지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2018년 김정은이 한동안 핵실험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것이 결코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이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7번째 핵실험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분석 자료를 모아 CTBTO의 회원국에 제공할 겁니다."
-북한의 7차 핵실험, 언제가 될 거로 예상하시나요.
"시기에 관해서라면 우리는 아직 모릅니다. 지금쯤이면 핵실험을 했어야 한다는 예측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많은 전문가는 풍계리 핵실험장이 또 다른 실험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아직 핵실험을 하지 않은 건 기술적인 이유일 수도 있고, 정치적인 메시지를 위한 시기 조절일 수도 있습니다."
-북한이 실제 핵실험을 한다면, CTBTO는 어떤 징후들을 발견하게 되나요.
"우리는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지하와 대기층, 해양에서 핵폭발을 탐지합니다. 또 대기 중에 있는 방사성 물질은 핵폭발의 명백한 증거인데, 이 또한 살펴봅니다."
"북한에서 핵폭발이 일어나면, 지진파가 감지될 가능성이 가장 큽니다. 우리 관측소 중 하나는 대한민국의 북쪽(원주 관측소)에 있는데 북한을 향해 있습니다. 러시아와 북한의 국경 너머에 또 다른 관측소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 폭발의 규모와 위치, 깊이를 알 수 있습니다."
"2017년 북한에서 마지막 핵폭발이 일어났을 때, 실험 장소였던 산이 꽤 많이 흔들릴 정도로 큰 폭발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 여진을 탐지해냈고, 산에 있는 수많은 터널 속에서 바위가 떨어지는 것까지 알아차렸습니다. 우리의 시스템은 그만큼 민감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핵폭발이 일어난다면 관측소에서 지진을 감지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빨리 그 정보를 대한민국을 비롯한 우리의 모든 회원국과 공유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역할이고, 우리의 약속입니다."
-북한의 도발이 빈번해지고 있는데, CTBTO 사무총장으로서 역할이 있다면요.
"북한이 추가 핵실험은 없다는 약속을 바탕으로 다른 국가들과 신뢰를 쌓는 것이 왜 북한에 이익인지 설명하고 싶습니다. 이는 대화를 위한 신뢰의 기반을 쌓고 평화로운 미래를 만들기 위한 노력의 첫걸음이 될 겁니다."
-북한에 방문할 계획은 있는지, 의사소통은 계속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북한이 저를 초대해준다면 정말 방문하고 싶습니다. 현재로서 북한과의 소통은 없지만, 우리는 대화를 위해 계속해서 북한의 다양한 관계자들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서, 한국 내에서 '자체 핵 무장론'을 지지하는 여론도 있습니다. 이런 의견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핵무기와 관련한 다양한 여론조사 보고를 받고 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것은 한국 정부가 핵무기 확산 저지와 군비 축소라는 목표에 강력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이고,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한반도 비핵화와 핵무기 비확산을 위해서, 한국 정부에 기대하는 역할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한국 정부가 핵무기 비확산에 전적으로 전념하고 있는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동북아시아에 존재하는 긴장과 한국 정부가 안고 있는 어려움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 정부가 중요한 비핵화 원칙에 대해 확고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고맙습니다."
-비핵화를 위한 노력 가운데 '포괄적 핵실험 금지 조약'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 북한의 참여가 없어 비준되지 않고 있다고요.
"현재로서 조약에 서명한 국가는 186개국인데, 178개국이 비준을 했습니다. 8개국이 추가로 비준해야 법적인 효력을 낼 수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서명했지만 비준을 하지는 않았고, 북한은 서명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이 국가들이 참여해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조약이 처음 서명되던 날인 1996년 9월 24일 이전에는 약 2천여 건의 핵실험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약이 탄생하고 나서, 지금까지 핵실험은 10회 미만으로 줄었고 대부분은 북한이 진행한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조약에 비준하지 않은 국가들을 설득하고 있는데 지난 2년간 8개 국가가 추가로 비준했고, 올해가 가기 전 3개국이 더 참여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마지막으로 북한의 도발 때문에 불안해하는 한국국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 하실 말씀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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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림 기자 (gaegu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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