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 '항명 파동'에 차관 '폰 인증'까지…대통령 지시는 뭐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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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채수근 해병 상병 사망 사고 조사 과정에서 '항명'했다는 이유로 수사단장 보직에서 해임된 박정훈 해병 대령과 국방부간 진실공방이 국방 차관의 '문자 수발신 내역 인증'사태로까지 비화했다.
박 대령 측은 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사건의 축소·은폐 의혹을 불러 일으킨 문자 지시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박 대령 측은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신범철 국방부 차관으로부터 "사단장은 빼라", 등 문자를 받아 박 대령에게 읽어줬다는 주장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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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채수근 해병 상병 사망 사고 조사 과정에서 '항명'했다는 이유로 수사단장 보직에서 해임된 박정훈 해병 대령과 국방부간 진실공방이 국방 차관의 '문자 수발신 내역 인증'사태로까지 비화했다. 박 대령 측은 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사건의 축소·은폐 의혹을 불러 일으킨 문자 지시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국방부는 논란이 된 문자를 보낸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박 대령과 국방부 어느 한쪽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주장을 펼친 것인지 주목된다.
그런데 국방부 검찰단은 경찰에 조사 자료가 넘어가자마자 이를 회수했고 박 대령은 해임됐다. 갑작스런 이첩 보류와 박 대령의 해임 배경이 대통령실이라는 의혹이 일각이 제기됐지만 대통령실과 군은 이같은 '윗선 개입'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박 대령은 자신이 애초부터 항명을 했다는 혐의를 받을 만한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대령은 전날 법률대리인인 김경호 변호사를 통해 공개한 입장문에서 "법무관리관의 개인 의견과 차관 문자 내용만 전달받았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박 대령 측은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신범철 국방부 차관으로부터 "사단장은 빼라", 등 문자를 받아 박 대령에게 읽어줬다는 주장도 펼쳤다. 사건의 축소·은폐를 위한 조직적 시도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당초 국방부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해병 지휘부에 사건 경찰 이첩의 보류를 지시한 사유로 지목했던 '법리 검토'와 사실상 동떨어진 내용이기 때문이다.
신 차관은 이동통신사에서 발급한 휴대전화 문자 내역까지 기자들에게 보여주며 김 사령관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포함한 문자 송수신 기록이 없다고 주장했다. 신 차관은 군용 비화폰으로 지시를 전달했을 가능성에 대한 질의에는 "제가 아닌 비서관이 사용하고 있다"며 "'혹시 다른 (민간) 핸드폰이 있는 것 아니냐'고 한다면 제 주민등록번호를 공개해드릴테니 확인해보시라"고 했다.
김 사령관도 '문자 수발신 내역' 인증 의사가 있다고 국방부 대변인실을 통해 밝히며 "해병대사령관은 전 해병대수사단장에게 사망사건 관련 자료 이첩 시기 연기에 대해 명시적으로 지시한 바가 있다"는 입장을 냈다.
군 통수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애도 메시지를 통해 "정부는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가족분들과, 전우를 잃은 해병대 장병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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