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배터리 협력사 40%가 中 기업…"미중갈등에 수급차질 우려"

다른 분야서도 GM보다 中 의존도 높아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테슬라의 배터리 관련 협력사 10곳 중 4곳은 중국 기업으로 조사됐다. 미·중 경쟁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테슬라의 배터리 공급망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중국을 방문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친강 당시 중국 외교부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 AFP)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데이터 회사 프론테오 자료를 인용해 테슬라의 배터리 관련 협력사 가운데 39%가 중국 기업으로 조사됐다고 10일 보도했다. 알루미늄을 제외한 비철금속 정제 분야와 무기화학 분야에서도 중국 기업 의존도가 각각 40%, 33%에 달했다. 이 가운데서도 핵심 협력사로 분류되는 무기화학회사 노보레이나 코발트 회사 화유코발트는 중국 정부가 지분을 갖고 있어 정부 입김이 강력하다.

1만3428곳에 달하는 테슬라의 협력사 전체를 놓고 보면 미국 기업이 22%, 중국 기업이 17%였다. 경쟁사인 제너럴모터스(GM)의 중국 협력사 비율이 13%인 것과 비교하면 중국 의존도가 4%포인트 더 높다. 테슬라는 프론테오의 분석에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야마모토 마리 프론테오 이사는 “(테슬라에) 가장 우려되는 건 미·중 간 패권 다툼으로 인해 공급망이 나뉘어져 배터리 수급이 어려워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닛케이는 “많은 부품을 사용하는 전기차는 특정 공급사에서 부품 공급이 중단되면 차량 생산을 계속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테슬라도 미·중 갈등 속에서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지난 5월 중국을 찾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친강 당시 중국 외교부장을 만난 자리에서 “테슬라는 미·중 간 디커플링(탈동조화)와 공급망 단절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중국 회사가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는 배터리 핵심 원료인 리튬 조달처를 미국, 호주 등으로 다변화하는 등 중국 의존도를 줄일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박종화 (bell@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