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향해 북상하는 '카눈'…사람 떠내려가고 옹벽 붕괴
10일 6호 태풍 '카눈'이 경남 지방에서 수도권 방향으로 북상하면서 전국에서 태풍 피해가 속출했다. 불어난 강물에 실종 사고가 발생했고 도로 한복판에 승용차가 침수돼 운전자가 고립된 일도 있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거제를 통과한 카눈은 울산과 대구를 거쳐 이날 오후 3시쯤 충북 청주에 다다를 전망이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북상해 저녁 무렵에는 서울까지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거제에서는 이날 오전 6시20분쯤 능포동의 한 아파트에서 벽돌이 떨어져 주차돼 있던 차량 다수가 파손됐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비슷한 시간 경남 창원에서는 도로가 침수되고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소방당국에 신고가 다수 접수됐다. 오전 8시3분쯤에는 창원 마산회원구 내서읍 광려천 인근에서 70대로 추정되는 노인이 갑자기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가 약 30분만에 구조됐다.
오전 9시3분쯤 창원 성산구 대방동 대암고 삼거리에서 60대 여성 A씨가 횡단보도를 건너다 중심을 잃고 넘어져 물에 휩쓸리는 일도 있었다. 당시 인근에 있던 경남경찰청 2기동대 소속 경찰관 2명이 급류에서 A씨를 구조하고 119구급대에 신고했다.
창원을 통과하는 국도 5호선 쌀재터널에서 내서읍 방향 3㎞ 지점에 산사태가 발생해 도로 양방향이 모두 통제됐다. 창원시는 이날 오전 창원 읍면지역 47개 버스노선 운영을 중단했다. 태풍이 북상하면서 오후 2시 현재는 45곳의 운행을 재개했지만 쌀재터널 산사태로 통제된 도로를 지나는 2개 노선은 여전히 운행을 중단한 상태다.
울산에서는 실종자가 발생했다. 울산소방본부는 이날 오전 9시26분 "강물에 사람이 떠내려가는 것 같다"는 신고를 접수해 현장에 장비와 인력을 파견해 수색 중이다. 실종사고 접수 장소는 울산 중구 다운동 태화강 생태연구소 부근이다. 소방당국은 경찰과 공조해 기동대 경력 150명을 동원해 주변을 수색 중이다.
소방 관계자는 "신고로 인한 실종으로, 실종 유무는 정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낮 12시10분을 기해 울산 태화강(태화교)에는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오전 10시14분쯤에는 울산 울주군 언양읍 송대리에서 "지붕이 현관을 막아 사람이 갇혀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인명구조 활동을 벌였다.
울산 남구 삼산동에서는 모델하우스 건물 외벽이 떨어져 한동안 교통이 통제됐다. 또 남구 삼산동 가구거리 내 한 가게 외벽이 강풍에 쓰러져 주차돼 있던 차량을 덮치면서 소방당국이 안전조치에 나섰다. 동구의 한 아파트에선 베란다 유리창이 강풍에 깨져 소방당국이 안전조치를 했다.
충북 영동군 영동읍에서는 하천(주곡천)의 범람 위험으로 인근 20가구 주민 30여명이 인근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인근 영동읍 화신리에선 한 야산의 옹벽이 무너져 인근 주민 5명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충북도는 청주 무심천 하상도로를 비롯해 도내 둔치주차장 27곳, 일반도로 17곳, 소백산·월악산·속리산 국립공원 출입을 통제했다. 교육 당국도 유치원과 초중고 101곳 가운데 98곳을 휴업(67곳)하거나 수업을 원격(31곳)으로 전환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11시 기준 김포공항 등 전국 14개 공항에서는 강풍으로 인해 항공편 355편이 결항됐다고 밝혔다. 공항별로는 제주 122편, 김해 84편, 김포 81편, 인천 18편, 청주 13편, 대구 10편, 광주 7편, 울산 4편, 여수 4편, 사천 4편, 포항 3편 등이다.
여객선 102개 항로 154척과 도선 76개 항로 92척의 운항도 중단됐다. 철도는 이날 첫 차부터 고속열차 161회, 일반열차 251회, 전동열차 44회의 운행이 중단됐고 태백선, 충북선, 경북선, 영동선(동해∼강릉), 대구선, 중앙선(안동∼영천) 등이 운행하지 않고 있다.
카눈은 이날 오후 6시 충북 충주 남남서쪽 약 10㎞ 부근을 통과해 오후 9시에는 서울 동남동쪽 약 30㎞ 지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1일 자정 무렵 서울 북쪽 약 40㎞ 지점을 지날 전망이다.
정세진 기자 sejin@mt.co.kr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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