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인사이드] 알면 알수록 쓸 데 있고 신비한 ‘실험고고학’ 이야기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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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덴마크에 조그마한 바닷가 마을에서 묻혀있던 바이킹 배가 발견됩니다.
만약 우리나라였다면, 잘 발굴해서 보존 처리 후 서울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으로 갔을 테지만 덴마크는 이 멋진 배를 그 지역에 그대로 두기로 했습니다.
Q. '실험고고학이 지역을 살려낸다' 굉장한 예산과 시간이 필요한 일이라서 우리나라의 경우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잘 그려지지 않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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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덴마크에 조그마한 바닷가 마을에서 묻혀있던 바이킹 배가 발견됩니다.
만약 우리나라였다면, 잘 발굴해서 보존 처리 후 서울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으로 갔을 테지만 덴마크는 이 멋진 배를 그 지역에 그대로 두기로 했습니다.
대신 그 지역의 손재주 좋은 목공, 석공, 대장장이들과 고고학자들을 모아서 당시 바이킹들이 쓰던 도구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서 몇 년이 걸리든 바이킹 배를 만들라고 했습니다.
이 엄청난 프로젝트는 저절로 마을을 찾는 사람들에게 볼거리가 됐고, 소문을 듣고 찾아온 관광객들을 직접 참여시키기도 했습니다.
바이킹 배가 완성이 된 후에는 고고학자들이 아이슬란드까지 가는 항로를 복원하는데 관광객들을 함께 태우고 바다로 나갔습니다.
그렇게 이 도시는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몰려드는 관광지가 되었죠.
알면 알수록 신비하고 쓸 데 있는 실험고고학의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대한민국에서도 가능한 일인가’ 의문을 가질 때, 꿈을 품은 청년이 있습니다.
‘지역을 살려내는 고고학’을 목표로 항해 중인 겁 없는 바이킹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Q. ‘실험고고학이 지역을 살려낸다’ 굉장한 예산과 시간이 필요한 일이라서 우리나라의 경우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잘 그려지지 않는데요. 이런 꿈을 꾸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고고학이 지역을 살려낼 수도 있다’는 생각을 처음 한 건 사실 부산에서 문화콘텐츠를 전공할 때에요.
대학에서 지역의 문화콘텐츠를 끄집어내서 동네를 재미있게 만들고 살기 좋게 만드는 것을 많이 가르쳤거든요.
‘도시재생’과 관련한 거였는데, 아무리 봐도 그 동네에서 제일 재미있는 게 뭘까 생각해보면 옛날부터 거기 있던 것들이었거든요.
당연한 거죠. 경복궁은 서울에만 있잖아요. 경복궁 탐난다고 부여에 갖다 놓으면 의미가 없잖아요. 그래서 느낀 거예요. ‘문화콘텐츠랑 도시재생을 엮을 수 있는 분야가 고고학이구나.’
고고학자들은 직업병이 있거든요. 지나가다 보면 유적이 그냥 쓱 보여요. 차 타고 고속도로를 쭉 달리면 강 옆에 이렇게 언덕들이 쭉 있는데 갑자기 시선을 확 잡아끄는 언덕이 있어요.
저거 아무리 봐도 청동기 시대 마을 자리인데, 저거 아무리 봐도 고인돌 모여 있을 자리인데... 그래서 차를 돌려 가보면 토기 조각이 막 굴러다니고 있어요. 지역 문화를 끄집어내서 동네를 재미있게 만드는 데 엄청난 도움이 될 것 같은 거예요. 더구나 저는 그 분야에 아주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고요.
‘내가 해야 할 건 고고학과 콘텐츠를 가지고 일을 한 번 벌려보는 거구나’ 생각이 들었고, 그때 고고학을 더 공부해 봐야겠다 결심을 했어요.
Q. 앞서 소개해주신 덴마크 사례대로라면 지역에 지속가능한 먹거리가 생겨나는 셈인데, 혹시 대표님이 염두에 두신 곳이 있나요? 실험고고학을 바탕으로 재미있는 일을 벌여보고 싶은 곳?
우리나라에도 비슷하지만 또 다른 모습으로 자생하고 있는 곳이 있어요. 전곡리 구석기 유적. 유적지 인근에 있는 경기도립 전곡선사박물관은 세계 5대 구석기박물관 중 하나예요. 축제를 5일 정도 하는데 규모도 커요. 20만 명 정도가 오는데 체험프로그램도 굉장히 다양합니다.
만약 저희에게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충남 부여 송국리라는 마을. 청동기 시대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마을이 나온 자리예요. 발굴 성과도 좋고 나온 스토리도 많고 유물들도 너무 멋지고 경관도 좋아요.
축제장으로 쓸만한 대지도 있고, 지역 주민들도 송국리 유적을 되게 사랑해서 거기서 이런 프로그램을 꼭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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