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 하지만 기술은 개발하고 싶어…낸드 '쌓기' 또 경쟁 붙었다

김민성 기자 2023. 8. 10.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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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반도체 업황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공급 과잉으로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 낸드플래시는 추가 감산(생산량 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되찾기 위한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다만 '눈덩이' 재고에도 낸드의 핵심인 '적층 기술' 경쟁엔 다시 불이 붙었다.

'단수 쌓기' 경쟁 외에도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은 낸드 추가 감산을 외치며 공급 과잉을 해결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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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첫 300단 이상 적층 낸드 개발…삼성도 2030년 1000단 목표
수익성 회복 위한 '감산'과 동시에 업턴 대비한 '기술력 확보' 긴요
SK하이닉스 321단 4D 낸드. (SK하이닉스 제공)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D램 반도체 업황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공급 과잉으로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 낸드플래시는 추가 감산(생산량 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되찾기 위한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다만 '눈덩이' 재고에도 낸드의 핵심인 '적층 기술' 경쟁엔 다시 불이 붙었다. 낸드는 셀(cell)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데이터 용량을 늘리는 적층 기술이 핵심 경쟁력이다. 감산과 기술력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 반도체 불황을 극복할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000660)는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샌타클래라에서 개막한 '플래시 메모리 서밋 2023'에서 321단 4D 1테라비트(Tb) TLC 4D 낸드플래시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세계 최초 300단 이상 낸드를 내놓은 건 SK하이닉스가 처음이다.

낸드는 D램과 달리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남는 비휘발성 메모리 반도체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의 층수를 '단'이라고 부른다. 321단 낸드는 셀을 321겹 쌓아 올렸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8월 같은 행사에서 당시 최고층인 238단 낸드 4D 제품을 공개한 바 있다. 이전에도 2019년 128단, 2021년 176단 등 낸드 분야 업계 최고층 기록을 경신해왔다.

SK하이닉스가 300단 이상 낸드 개발의 포문을 열면서 업체간 기술 경쟁이 불황의 돌파구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005930)는 '단순히 높게 쌓아 올리는 방식의 적층 경쟁은 무의미하다'며 낸드 제품의 구체적인 단수는 밝히지 않고 있지만, 2030년까지 1000단 낸드 개발을 목표로 잡았다. 지난 11월 양산을 시작한 1Tb 8세대 V낸드가 236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마이크론은 232단에 머물러 있고 후발주자인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회사 YMTC(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도 232단 낸드 개발에 뛰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인공지능(AI) 시장 급성장 등에 고성능·고용량 메모리 수요가 가파르게 늘면서 낸드 적층 경쟁을 더욱 부추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단수 쌓기' 경쟁 외에도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은 낸드 추가 감산을 외치며 공급 과잉을 해결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 하반기 낸드의 추가 감산폭을 5~10%로 예고했다. 삼성전자도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추가 감산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낸드를 콕 집어 감산하겠다고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독 낸드는 D램보다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D램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3개 업체의 사실상 독과점 구조이지만 낸드는 '빅3' 외에도 키옥시아, 웨스턴디지털, YMTC 등 대부분의 반도체 업체들이 뛰어든 상태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고 공급량도 많아 업황 개선 속도가 더디다.

또 D램처럼 '나노' 수준의 초미세공정이 필요없고 적층 기술처럼 용량만 늘리면 되기 때문에 기술 진입 장벽도 낮은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재고를 줄이는 감산을 하면서도 기술 경쟁에서 밀리면 업턴 시기에 경쟁 업체와 격차를 유지하기 어렵다"며 "더욱이 촘촘한 경쟁을 펼치는 낸드 시장에선 감산, 기술력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m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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