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이닝 맡길 투수가 없다…9연패 탈출에도 답답한 키움 현실
마무리 임창민 외 믿음직한 불펜 투수 없어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창단 첫 10연패와 꼴찌 추락의 위기는 모면했지만 여전히 뒷맛이 개운치는 않다. 준수한 선발진을 갖추고도 마땅한 불펜투수가 없어 매 경기 살얼음 경기를 펼쳐야 한다. 키움 히어로즈의 답답하고도 냉정한 현실이다.
키움은 지난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10-8로 이겼다. 이 승리로 키움은 지난달 28일 삼성 라이온즈전 무승부를 시작으로 이어진 10경기 연속 무승과 9연패의 사슬을 끊어냈다.
키움은 이날 김혜성과 로니 도슨이 나란히 3안타를 쳤고 송성문과 김동헌이 각각 2안타, 이주형과 김태진도 각각 2타점을 기록하는 등 활발한 공격력을 보였다. 상대 수비의 실책(3개)이 겹친 덕이 있었지만 이를 놓치지 않고 물고 늘어진 것은 키움 선수들의 공이었다.
마운드도 8회까지 롯데의 반격을 잘 차단했다. 선발 아리엘 후라도가 다소 흔들렸지만 5이닝 3실점으로 버틴 뒤 물러났고, 김동혁, 김성진, 양현이 6~8회를 잘 지켰다. 이 사이 스코어는 10-3까지 벌어졌다. 쉽게 마무리 될 흐름이었다.
9회에 올라온 투수는 대졸 2년차 투수 주승우. 주승우도 대타 노진혁과 안권수를 연속 범타 처리하며 쉽게 경기를 끝내는 듯 했다.
하지만 여기서부터가 악몽의 시작이었다. 주승우는 대타 서동욱, 이정훈, 니코 구드럼에게 3연속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끝내 경기를 마무리짓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뒤이어 올라온 이명종도 아웃카운트 한 개를 잡지 못했다. 그는 안치홍에게 1타점 적시타, 윤동희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해 10-5까지 추격당했다.
세이브 조건이 충족됐고 결국 임창민이 마운드에 올랐다. 급하게 몸을 푼 임창민 역시 쉽게 경기를 못 끝냈다. 박승욱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았고 대타 정훈에게 내야안타를 맞으면서 스코어는 10-8이 됐다.
홈런 한 방이면 승부가 뒤집히는 상황, 다행히 임창민이 노진혁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경기는 종료됐고 키움은 힘겹게 연패를 끊었다.
하지만 쉽게 끝냈어야할 경기에서 마무리투수 임창민까지 투입한 것은 키움으로선 이기고도 찝찝한 경기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같은 상황은 비단 이 경기 뿐이 아니라 올 시즌 내내 반복되고 있는 흐름이기도 하다.
키움은 현재 최하위 삼성 라이온즈와 승차없는 9위지만, 선발진만큼은 탄탄하다. 선발 평균자책점이 3.56으로 리그 1위다. 최원태를 트레이드로 내줬다는 것을 감안해도 안우진, 후라도, 이안 맥키니, 정찬헌, 장재영 등이 평균 이상을 해줬다.
반면 불펜 평균자책점은 4.81로 8위다. 피안타율(0.289)과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1.64)은 수치가 가장 높고 리드를 날려버린 블론세이브(18개)도 가장 많다. 선발투수가 잘 던지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하는 맥빠지는 상황이 너무 잦다.
키움은 몇 년 전부터 한 명의 투수가 1이닝을 책임지는 '이닝 책임제'를 선호하고 있는데, 막상 마무리투수 임창민을 제외하고는 1이닝을 믿고 맡길만한 투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FA로 영입한 원종현은 부진을 거듭하다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게 됐고 지난해 마무리까지 맡았던 좌완 김재웅은 후반기 극심한 부진을 보이다 2군으로 내려갔다. 김동혁, 하영민, 양현 등도 평균자책점이 매우 높거나 WHIP가 높아 믿음을 주지 못한다.
그나마 최근 부상에서 돌아온 문성현과 김성진, 이명종이 준수한 자원이지만 다른 팀과 비교한다면 많이 약한 것이 사실이다.
뒷문이 약하다보니 역전패도 리그에서 가장 많은 수준이다. 5회까지 앞서다 뒤집힌 경우가 9차례로 최하위 삼성(12회)에 이어 두 번째고, 7회까지 앞서다 역전당한 사례는 8차례로 가장 많다.
이정후의 부상, 최원태의 트레이드로 팀 전력이 급전직하한 키움. 하지만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할 때도, 올 시즌 이정후와 최원태가 있을 때도 키움의 뒷문은 언제나 약했다. 불펜 강화는 키움의 올 겨울 스토브리그에서도 최우선 과제가 됐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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