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노무현 명예훼손' 정진석 의원, 1심서 징역 6개월 실형

검찰, “벌금 500만원 선고해달라”
1심, 징역 6개월 실형 선고…법정 구속은 면해
재판부 “고 노무현 대통령 명예 심각하게 훼손”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1심에서 징역 6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단, 법정구속은 면했다.

현직 국회의원이 일반 형사사건으로 금고형(징역형의 집행유예 포함) 이상을 선고받으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향후 1심 판결이 확정되면 정 의원은 국회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박병곤 판사는 10일 오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를 받은 정 의원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정 의원)은 구체적 근거 없이 거칠고 단정적인 표현으로 노 전 대통령 부부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정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극단적 선택과 관련 SNS에 글을 올려 고인인 노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하고(사자명예훼손), 부인인 권양숙씨에 대한 명예를 훼손(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한 혐의를 받았다.

구체적으로 정 의원은 2017년 9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극단적 선택이 이명박 전 대통령 때문이란 말인가”라며 “권양숙 여사와 아들이 수백만 달러의 금품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부부싸움 끝에 권씨는 가출하고 그날 밤 혼자 남은 노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라고 적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 보복이 없었다는 취지의 내용이었다.

재판부는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해당 글 내용은 거짓이고 피고인이 그 내용을 진실이라 믿을만한 합당한 근거도 없었다”며 “내용이 악의적이어서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고 유죄로 판결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양형 이유에 대해 법원은 “피해자 측이 정 의원에 대한 엄벌을 바란다고 명확히 표현했다”며 “피해자의 유족이 커다란 정신적 고통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9월 “정 의원을 벌금 500만원으로 처벌해달라”며 “고인인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해 유가족에게 큰 상처를 입히고 용서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당시 정 의원은 최후 진술에서 “화를 다스리지 못한 성급함의 결과”라며 “제 불찰”이라고 말했다.

선고 직후 정 의원은 굳은 표정으로 입술을 꽉 다문 채 법정을 떠났다.

notstr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