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BTS 잼버리 콘서트 출연 종용=폭력, 끌려다니는 아티스트 아냐”[종합]
[뉴스엔 황혜진 기자]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의 그룹 방탄소년단(BTS) 관련 망언에 반박했다.
탁현민은 8월 10일 SNS를 통해 성일종 "방탄소년단은 누가 데리고 다닌다고 끌려다니는 아티스트가 아니다. 실은 어떤 아티스트이든 그런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탁현민은 "아티스트가 대중 앞에 서기 위해서는 여러 준비가 필요하다. 그냥 인원수에 맞춰 마이크 던져주고 국가를 위해 노래하라면 되는 일이 아니다. 그들 스스로가 갖춰야 할 연습과 노력뿐 아니라 안정된 무대, 충분한 리허설, 세심한 연출, 그리고 헌신적인 스태프들까지 갖춰져야만 그들을 무대로 호명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을 갖추고 난 이후에야 그들에게 부탁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정부에서 BTS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파리 특별공연, UN 특별 영상과 연설, 첫 번째 청년의 날까지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내주고 노력해 줬다. 그 모든 행사들은 사전에 기획됐고 소속사는 물론 멤버들 각자들과도 충분한 시간을 가지며 논의됐고, 그들의 의사를 반영해 형태를 결정했고, 여러 전문가들의 헌신과 수고로 만들어질 수 있었다. 이 모든 준비의 과정을 모르거나 생략한 채 그저 우격다짐으로 출연을 종용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폭력이다"고 덧붙였다.
이는 성일종이 이날 오전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 발언에 대한 반박이다.
당초 6일 전북 부안 새만금 야외 특설무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K-POP 콘서트'(이하 '잼버리 콘서트')는 조직위 측 준비 부실과 폭염, 안전사고 우려 등 이유로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 공연으로 변경됐다.
이 가운데 성일종은 지난 8일 SNS를 통해 당초 '잼버리 콘서트' 출연 가수 명단에도 존재하지 않았던 방탄소년단이 '잼버리 콘서트'에 출연할 수 있도록 국방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탄소년단 멤버 진과 제이홉은 육군 현역으로 군 복무 중이다.
대다수 K팬들과 네티즌들은 가수 방탄소년단을 정치적, 권위주의적으로 수단화하는 듯한 성일종의 태도를 비판했다. 정부, 정당과 무관하게 아티스트 당사자, 소속사 측과의 충분한 사전 동의를 구하거나 협의하는 절차를 생략한 채 갑작스럽게 출연을 요구하는 행태에 대한 지적이었다.
성일종은 비판 여론에도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는커녕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민주당 정부였을 때 (방탄소년단을) 유엔도 데리고 가고 백악관도 데려가고 온갖 다 데리고 다녔다"며 "국가가 힘들고 또 외국에 청소년 손님들이 4만 3,000명 정도 와 있으니까 과정이 어찌 됐든 간에 잘 마무리하는 게 우선 아니겠나. 그렇기 때문에 지금 민간들이 다 나서서 지원하고 있는 마당에 어떤 방법이든 다 지원을 해서 성공적인 개최를 마무리하게 하는 게 좋다"고 주장했다.
성일종 주장에는 사실에 배치되는 부분도 존재한다. 방탄소년단의 2021년 7월 유엔(UN) 총회 특별행사 참석과 지난해 6월 백악관 주최 공식 미디어 브리핑 행사 참석은 '정부가 데리고 간 것'이 아니라 '유엔 측과 미국 조 바이든(Joe Biden) 대통령의 방탄소년단 공식 초청'을 토대로 성사된 것이기 때문.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021년 방송된 MBC 표준FM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대한민국의 BTS가 세계 최고의 아티스트로 평가를 받는 것은 너무나 자랑스럽고 가슴 설레는 일 아닌가. BTS라고 하는 개인 또 그룹 아티스트가 평가를 받는 것보다는 대한민국 전체가 태극기를 휘날리듯 평가를 받는 일이라고 기쁘게 생각하면 되는 일이다. 이 지점에서 하나 말씀드리는 건 일부 언론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그렇게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된 BTS 인기를 활용해 정치적으로 이렇게 하는 것 아니냐, 이런 게 있던데 정말 있는 건 있는 대로 평가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박수현은 "SDG 모멘트에 전 세계 UN회원국의 정상국가를 대표해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이 유일하게 대표연설자로 초청받았다. 이렇게 영광스러운 일이 어디 있나. 이번 UN총회 주제가 바로 지속가능발전목표 SDG다. '어떻게 팬데믹을 극복하면서 미래세대로 이어질 것인가'라는 미래세대 주제가 함께 있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팬데믹을 잘 극복하고 있는 대한민국 대통령을 초청한 것이고 그다음에 미래세대 대표, 청년대표인 BTS를 초청한 것인데 이것은 저희가 초청한 것이 아니라 UN이 초청한 것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것을 저희가 어떻게 한 것이 아니라 UN이 각각의 의미를 두고 초청한 것이니 문재인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대로, BTS는 BTS대로. 정말 대한민국 국격과 위상과 문화의 힘이 이렇게 커져 있다고 하는 그런 자부심을 가져도 충분한 일인데 굳이 정치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는지 의아하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탁현민 글 전문.
“민주당 정부 땐 온갖 데 다 데리고 다니지 않았느냐 ”
국민의힘 의원 성일종씨 발언 수준이 모쪼록 그 개인의 수준이길 간절히 바란다. BTS는 누가 데리고 다닌다고 끌려다니는 아티스트가 아니다. 실은 어떤 아티스트이든 그런 대우를 받아서는 안된다. 성일종씨는 본인이 연예인 대체복무를 주장 했다는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모양인데 BTS는 한번도 대체 복무를 요청한 적이 없다. 내가 알기로 오히려 군복무를 성실히 수행하려는 의지가 컸고 지금 그렇게 하고도 있다. 게다가 연예인대체복무는 연예인 특혜가 아니라 또 다른 형태의 병역의무로서 논의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을 마치 본인이 BTS를 위해 한것처럼 말하는 것은 오히려 BTS를 황당하게 만드는 말일 뿐이다.
아티스트가 대중앞에 서기 위해서는 여러 준비가 필요하다. 그냥 인원수에 맞춰 마이크 던져주고 국가를 위해서 노래하라! 하면 되는 일이 아니다. 그들 스스로가 갖추어야 할 연습과 노력뿐 아니라, 안정된 무대, 충분한 리허설, 세심한 연출, 그리고 헌신적인 스태프들까지 갖추어져야만 그들을 무대로 호명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을 갖추고 난 이후에야 그들에게 부탁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 정부에서 BTS의 도움을 많이 받았었다. 파리 특별공연, UN 특별영상과 연설, 첫번째 청년의 날까지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내어주고 노력해 주었다. 그 모든 행사들은 사전에 기획되었고, 소속사는 물론 멤버들 각자들과도 충분한 시간을 가지며 논의 되었고, 그들의 의사를 반영해 형태를 결정했고, 여러 전문가들의 헌신과 수고로 만들어 질 수 있었다.
이 모든 준비의 과정을 모르거나 생략한체 그저 우격다짐으로 출연을 종용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폭력이다. 문화예술과 아티스트들을 어떻게 배려해야 하는지, 어떤 때 부탁해야 하는지, 어떻게 설득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거든 모쪼록 그냥 놔두길 바란다. 차라리 그들을 그냥 놔두는 것이 그들에게 큰 도움을 주는 것이다.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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