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미 "예술로 한미 우정 되새기며 평화의 메시지 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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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방문해 "음악과 예술로 한국과 미국의 우정을 확인하고 한미동맹의 미래를 이어갈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조수미는 오는 11일 저녁 LA 월트디즈니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음악회 '하모니 포 더 퓨처'(Harmony for the Future) 공연에 앞서 9일 현지 기자들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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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잘 돼야…국가적 행사 있으면 어디든 달려가"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방문해 "음악과 예술로 한국과 미국의 우정을 확인하고 한미동맹의 미래를 이어갈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조수미는 오는 11일 저녁 LA 월트디즈니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음악회 '하모니 포 더 퓨처'(Harmony for the Future) 공연에 앞서 9일 현지 기자들과 만났다.
LA한국문화원이 현지 주요 문화 기관인 LA뮤직센터와 공동 주최하는 이번 공연은 한미동맹 70주년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무료 공연으로 기획됐다. 주요 인사 초청석을 제외한 전 좌석(700석 규모) 티켓을 추첨을 거쳐 무료로 배포했는데, 현지 한인들의 높은 관심을 받으면서 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조수미는 이번 공연 출연료의 일부인 1만5천달러(약 2천만원)를 현지에서 공부하는 젊은 음악인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기탁했다고 LA한국문화원은 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이번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공연 소감은.
▲ 샌프란시스코와 시애틀에서 공연하고 왔는데, 정말 많은 분이 무슨 케이팝 콘서트 같은 환영을 해주셔서 너무 놀랐고, 클래식 곡이 많았는데도 진정성 있게, 끝까지 너무나 높은 수준을 보여주셔서 놀랐다.
올해 2월에는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와, 작년 11월에는 뉴욕 카네기홀에서 공연했었는데, 그런 공연들과는 또 다르게 아주 떨렸다. 저를 계속 봐오고 응원해주신 가족을 보는 느낌이라서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의상이나 선곡 등 모든 면에서 굉장히 신경을 쓰면서 준비했다.
-- 공연에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 내가 가진 비전은 역시 평화인 것 같다. 한미동맹 70주년의 의미도 굉장히 깊지만, 앞으로의 70주년은 지금 우리가 지닌 전쟁의 불안과 또 저 다른 쪽에서 생각하고 있는 이상한 일들이 안 일어나서 후세대들이 평안하게 살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만드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책의 글귀나 음악의 한 멜로디에서 느끼는 감동은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을 만큼 인생의 빛이 될 수 있다고 느낀다. 음악과 예술 활동으로 서로의 우정을 확인하고 앞으로의 우정도 이어가면서 우리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많은 분의 희생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싶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잘 돼서 세계를 도와줄 수 있다는 것도 꿈만 같고, 여러 가지 면에서 감동적인 것 같다.
-- LA와는 특별한 인연이 있나.
▲ LA는 내게 너무나 많은 혜택과 기회를 준 곳이다. LA 뮤직센터에서도 자주 노래했었고 소프라노로서 역량을 충분히 드러낼 수 있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오페라 롤(역할)을 많이 만들어줬다. 그래서 LA는 뉴욕만큼 중요한 곳이고 미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이다. 가장 친한 친구가 여기 살아서 오랜만에 만나기도 하고, 하나의 고향 같은 느낌이 강한 곳이다. 앞으로도 LA 한인사회나 음악계에서 많은 일을 더 하고 싶다.
-- 장학금 수여 계기는.
▲ 이번이 처음은 아니고 행사가 있으면 많이 한다. 나도 유학 생활할 때 굉장히 힘들게 살았다. 굶어도 봤고, 버스도 돈 안 내고 타 본 경험이 있다. 요즘 친구들은 나보다는 조금 부유할 수 있지만, 그래도 외국에서 공부한다는 자체가, 살아가는 매일의 비용이 힘들 것 같더라.
그래서 전에 러시아나 프랑스, 오스트리아, 그리고 이번엔 미국에서 웬만하면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유학생들에게 경제적으로 지원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하게 됐다. 오스트리아는 우리 문화원이 몇 달 전에 생겼는데, 내 장학금을 받은 5명을 불러서 개관하는 날 함께 공연했다. 굉장히 뿌듯했고, '빅 시스터'(큰 언니) 같은 느낌이 들었다.
-- 공연 선곡은 어떻게 하나.
▲ 노래 선정이 늘 힘들다. 나처럼 클래식, 크로스오버, 가곡 등 레퍼토리가 많은 사람일수록 더 그렇다. 내가 만나는 관객이 누구인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이번 같은 경우에는 아주 클래식을 많이 즐기는 관객층이 아니지만, 세계적이고 뭔가 내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으면서 우리의 혼을 담을 수 있는 가곡을 좀 짰다. 사실은 잠을 좀 설치면서 짜는 편이다.
-- 근래 K-클래식이나 한국문화의 세계적 위상에 대해 어떻게 느끼나.
▲ 우리 대한민국의 문화 수준이 지금 엄청나다. 여기 오기 전에 파리 한국문화원에 들렀다 왔는데, 프랑스 사람들의 대한민국에 대한 관심이, 특히 케이팝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대단한 것 같다. 음악뿐 아니라 전시, 미술, 패션, 음식, 스포츠 등에서도 대한민국이 굉장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다만 좀 생각해야 할 것은 이것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계속 유지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생각하는 편이다.
-- 앞으로 계획은.
▲ 이번 공연 후에는 드라마 '마에스트라'의 OST 녹음을 하고, 내년 7월에는 '조수미 콩쿠르'가 파리에서 드디어 열리게 돼 자랑스럽게 말씀드린다. 사회 활동도 많이 하는데, '2030 부산 엑스포'가 11월에 걸려 있어서 중대한 사안으로 생각한다. 그런 굵직굵직한 행사가 들릴 때마다 굉장히 가슴이 뛴다.
내가 1986년 커리어를 유럽에서 시작하면서 많은 힘든 일을 겪고 지금까지 왔는데, 그때 좀 어려웠던 우리나라 상황이 지금 너무나 많이 바뀐 것을 직접 피부로 느낀다. 우리나라가 정말 잘 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코리아 퍼스트'를 외치고 다녔고, 항상 우리나라에 뭔가 일이 생기면 뛰쳐나가곤 한다. 지금은 대한민국이 굉장히 반짝이고 있어서 우리가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할 것 같고, 그런 면에서 많은 일을 하고 싶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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