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한통련을 반국가단체로 만들었나 [책과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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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전 한겨레신문 기자가 쓴 책 '야만의 시간'은 '빨갱이'라는 낙인을 쓴 채 여전히 대한민국에서 반국가단체로 남아 있는 단체, 한통련을 다룬 책이다.
현직 시절 한통련 사건을 여러 기사로 다뤄온 저자는 수년간의 취재와 연구를 망라해 한통련의 50년사를 집요하게 톺아본 뒤, 우리 사회가 이들에게 지고 있는 '큰 빚'의 실체를 규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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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은 사실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한통련)에 큰 빚을 지고 있다. 아니, 빚을 지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다. 아니아니, 한통련 자체를 모른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
김종철 전 한겨레신문 기자가 쓴 책 '야만의 시간'은 '빨갱이'라는 낙인을 쓴 채 여전히 대한민국에서 반국가단체로 남아 있는 단체, 한통련을 다룬 책이다. 현직 시절 한통련 사건을 여러 기사로 다뤄온 저자는 수년간의 취재와 연구를 망라해 한통련의 50년사를 집요하게 톺아본 뒤, 우리 사회가 이들에게 지고 있는 '큰 빚'의 실체를 규명한다.
한통련은 개혁 성향의 재일동포들이 일본에 망명 중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만든 단체로, 김 전 대통령이 박정희 정권에 의해 납치된 다음날부터 구출운동을 전개해 전 세계 여론을 움직였다. 이를 눈엣가시로 여긴 박정희 군사 정권이 재외동포 유학생을 간첩으로 조작하면서 아무 관계도 없는 한통련을 배후 세력으로 지목해 반국가 단체로 규정하면서 지울 수 없는 낙인이 찍혔다.
저자에 따르면 한통련에 씌워진 오명을 벗길 기회는 민주 정부에서도 여러 번 있었다. 수많은 재일동포가 재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법원도, 진실화해위원회도 한통련에 대한 반국가 단체 여부를 정면으로 다루지 않으면서 여전히 독재정권이 씌운 굴레를 벗지 못한 상태다. 저자의 안내로 한국에서는 핍박의 대상으로, 일본에선 기피의 대상으로 고통 속에 살고 있는 한통련의 현실까지 목격한 독자는 결국, 모르고만 싶은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한통련 문제는 야만적인 독재정권 시절에 있었던 '과거사'가 아니라 민주화된 한국 사회가 하루빨리 청산해야 할 빚이라는 사실 말이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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