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공모가라던 올해 코스피 ‘첫 타자’ 넥스틸…투자자 외면 받는 이유는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cay@mk.co.kr) 2023. 8. 10. 14: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넥스틸 포항사무소. [사진 출처 = 넥스틸]
올해 첫 코스피 상장사에 도전하는 넥스틸이 일반 청약에서 기대 이하의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착한 공모가에도 불구하고 전체 공모주식의 절반을 차지하는 구주매출 물량 탓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실패한 모습이다.

10일 증권가에 따르면 하나증권에서 진행되는 넥스틸 일반 공모청약 마지막날인 이날 오후 1시 40분 현재 총 청약증거금은 297억으로 집계됐다. 비례 경쟁률은 5.9대 1, 균등 배정주식 수는 81.3주다. 최소청약 주식 수인 30주를 신청했다면 최소 81주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까지는 사실상 청약 미달인 상황이다.

앞서 넥스틸은 지난 2~3일 진행된 국내외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 경쟁률 235.56대 1이라는 부진한 결과를 받았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700곳 중 3곳만 보호예수 물량 545만주(0.6%)를 확약했다.

오는 21일 코스피에 입성하는 넥스틸은 올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첫 번째 회사다. 코스피 시장에 신규 상장사는 지난해 12월 바이오노트 이후 8개월 만이다. 주관사인 하나증권도 지난 2016년 LS전선아시아 이후 7년 만에 코스피 상장 주관 실적을 올리게 된다.

넥스틸은 유정에서 석유나 가스를 채유하는데 사용되는 유정관과 송유관 등을 만드는 회사다.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이차전지, 반도체 등의 테마와 무관한데다 굴뚝산업 이미지가 강해 대박 흥행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최근 IPO 시장에서 일반 공모 청약을 진행한 기업의 경쟁률을 감안하면 넥스틸의 경쟁률은 저조한 편이다. 앞서 빅텐츠는 18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증거금 2441억원을 모았다. 코츠테크놀로지의 최종 경쟁률은 1681.8대 1로 2조7301억원의 증거금이 들어왔다.

넥스틸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넥스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813억원으로 전년(169억원) 대비 967.8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44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775억원으로 집계됐다.

공모가(1만1500원) 기준 넥스틸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배로,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매력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사기업인 세아제강과 휴스틸의 평균 PER와 같은 수준이다. 최근 공모가 거품 논란이 거센 와중에도 비교적 착한 공모가라는 평가다. 현 주가 대비 PER는 세아제강이 2.6배, 휴스틸은 1.4배다.

다만 공모 물량의 절반(47.86%)에 달하는 구주 매출이 발목을 잡는 것으로 해석된다. 구주 매출은 기존 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투자자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공모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구주 매출에 나서는 재무적투자자(FI)는 넥스틸홀딩스다. 넥스틸홀딩스는 원익투자파트너스와 아주IB투자가 넥스틸에 투자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이 법인은 지난 2021년 상환전환우선주(RCPS) 186억원과 전환사채(CB) 279억원 등 총 465억원을 넥스틸에 투자했다. 넥스틸홀딩스의 지분은 기존 26.18%에서 공모 후 9.62%로 줄어든다.

리스크 요인으로는 유가 하락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꼽힌다. 이경은 KB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락에 의해 석유 산업 침체 시, 제품 수요의 감소와 가격 하락 가능성이 있다”며 “열연코일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시 제품별 스프레드 감소와 이에 따른 실적 감소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