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 감추고 사는 한국형 히어로…디즈니플러스 ‘무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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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제작비 수백억원이 투입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올해 최고 기대작으로 꼽혔던 디즈니플러스의 '무빙'이 9일 전체 20부작 가운데 7회까지 공개됐다.
드라마는 10대 초능력자들이 자신들의 능력을 자각하는 전반부와, 이들과 같은 능력을 갖춘 부모들이 초능력을 가지고 안기부에서 비밀 활동을 하던 젊은 시절, 그리고 두 세대의 이야기가 어우러지는 3부 원작의 흐름을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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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제작비 수백억원이 투입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올해 최고 기대작으로 꼽혔던 디즈니플러스의 ‘무빙’이 9일 전체 20부작 가운데 7회까지 공개됐다. 결론부터 말하면 돈값 하는 드라마가 나왔다.
‘무빙’은 2015년 다음웹툰(현 카카오웹툰)에 연재돼 2억뷰를 기록한 강풀 작가의 원작을 강풀 작가가 직접 드라마 대본을 썼다. 강풀 작가는 원작의 충실한 구현 대신 이야기를 덜어내고 새 인물을 추가하면서 강풀 작가의 인장인 ‘미심썰’(미스터리+심리+썰렁개그)의 결을 잘 살려내면서도 액션 드라마로서의 쾌감을 더 했다.
‘무빙’은 ‘한국형 히어로’물을 표방한다. 마블 시리즈 같은 할리우드의 ‘엘리트 히어로’ 물과는 다른 길을 간다는 의미다. 이를테면 ‘무빙’ 7회까지 주요 무대가 되는 정원고등학교는 초능력을 가진 학생들이 훈련받는 ‘엑스맨’ 시리즈의 자비에 영재학교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자신만만한 자비에 영재학교의 학생들과 달리 봉석(이정하), 희수(고윤정), 강훈(김도훈)은 자신의 초능력을 꼭꼭 숨기고 산다. 봉석처럼 엄마(한효주)가 자식의 비범한 능력이 드러날까 더 전전긍긍하기도 한다. 초능력 역시 정상성을 벗어난 범주라는 점에서 ‘튀는 존재’에 대한 한국사회의 거부감, 그리고 개인의 재능이나 특성을 국가가 폭압적으로 착취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한국형’ 히어로의 특수성을 만들어낸다.
드라마는 10대 초능력자들이 자신들의 능력을 자각하는 전반부와, 이들과 같은 능력을 갖춘 부모들이 초능력을 가지고 안기부에서 비밀 활동을 하던 젊은 시절, 그리고 두 세대의 이야기가 어우러지는 3부 원작의 흐름을 따라간다. 1부에 해당하는 7편은 각각의 아빠에게 비행능력을 물려받은 봉석과 뛰어난 회복력을 물려받은 희수, 가공할 힘을 물려받은 강훈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비범한 능력이 되레 부메랑이 되어 학교에서 쫓겨나는 등 사건 사고 사이로 수능을 준비하는 고3 생활과 동급생과의 갈등, 10대의 풋풋한 첫사랑 이야기가 녹아들어 가 강풀 ‘순정만화’같은 청춘 드라마의 느낌을 살려낸다. 다만 액션 히어로물이라는 ‘본진’을 생각하면 등장인물 설명이 주를 이루는 전반부의 빌드업이 늘어진다는 지적이 나올 만 하다.
이런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드라마에서 새로 등장하는 인물이 살인청부업자 프랭크(류승범)이다. 한국 엄마와 미국 아빠에게서 태어난 프랭크는 어린 시절 미국으로 납치돼 살인 병기로 키워진 인물이다. 10년 전 원작인 만큼 아이들이 북한 요원들과 대적한다는 낡은 이야기를 대폭 줄이고 대신 미국 정부의 지시를 받고 은퇴한 초능력자들을 추적해 죽이는 프랭크가 7편까지의 메인 빌런 몫을 한다. 액션 장르로의 도약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7편에서 희수 아빠인 주원(류승룡)과 프랭크가 트럭 안에서 벌이는 격투 장면은 공들인 특수효과에 힘입어 히어로물 특유의 과장된 쾌감이 극대화된다. 더불어 류승룡, 한효주, 조인성, 김성균 등 성인 주인공들이 본격적으로 활약하는 8편부터 한층 높아질 드라마와 액션의 밀도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프랭크와 함께 드라마의 세계관 확장에 투입된 인물은 전기를 발생시키는 전계도다. 신파를 촌스럽지 않게 연기하는 배우인 차태현은 전계도 역을 통해 자신이 가진 능력 때문에 사는 게 고달파지는 히어로의 역설적 삶을 보여준다. 초능력을 숨기고 살면서 불안을 감내하는 엄마 역의 한효주가 전작들과 다른 결의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조인성 팬이라면 기다리다 지칠 무렵 우아한 슈퍼맨처럼 잠깐 등장하는 그의 모습에 8편 이후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아질 듯하다. 16일부터 매주 수요일 두편씩 공개한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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