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국행 단체관광 허용”... 사드 사태 이후 6년여만에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2023. 8. 10.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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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27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의 모습./뉴스1

중국 정부가 ‘사드 사태’로 중단했던 자국민의 한국행 단체여행을 전면 허용한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한국 여행상품 판매가 제한된 2017년 3월 이후 6년 5개월 만이다.

10일 중국 문화여유부는 한·미·일 등 세계 78국에 대한 단체여행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해외 단체여행 허용국’ 3차 명단에는 한국·일본을 비롯한 미얀마·튀르키예·인도 등 아시아 12국, 미국·멕시코 등 북중미 8국, 콜롬비아·페루 등 남미 6국, 독일·폴란드·스웨덴 등 유럽 27국, 호주·파푸아뉴기니 등 오세아니아 7국, 알제리·튀니지·모잠비크 등 아프리카 18국이 포함됐다. 앞서 발표된 1·2차 명단 속 60국을 포함하면 총 138국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중국인의 해외 여행 제한이 전면 해제된 셈이다.

문화여유부는 “중국 국민의 해외 단체여행과 관련한 여행사 업무를 시범적으로 재개한 이후 여행 시장이 전반적으로 안정적으로 운영됐다”면서 “경제 사회 발전을 더욱 촉진하기 위해 여행사들이 단체여행 업무를 재개할 수 있는 국가들을 발표한다”고 했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올해 리오프닝 이후 자국민의 해외 단체여행을 잇달아 허용하는 가운데 나왔다. 지난 2월 1차 단체여행 허용국 명단에는 태국·인도네시아·캄보디아 등 동남아 국가와 러시아 등 20국이 지정됐다. 3월에는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 국가 등 40국이 추가됐다. 한국은 단체여행 허용국에 줄곧 포함되지 않다가 대부분의 국가들이 포함된 이번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중국인의 한국행 단체관광은 6년여 만에 빗장이 풀린 것이다. 중국은 사드 사태(2016년) 직후인 2017년 3월부터 자국 내에서 한국행 단체여행 상품 판매를 사실상 금지시켰다. 2019년 하반기부터 베이징·상하이·충칭·후베이·장쑤 등에서 한국행 단체여행 상품 판매가 재개됐지만 전국적으로 허용된 적은 없다. 2020년 1월부터는 코로나 사태로 중국 국경이 3년간 봉쇄됐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중국은 대부분의 나라가 포함될 ‘3차 해외여행 허용국 명단’에서 한·일을 빼기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면서 “하반기에도 중국이 한국행 단체여행을 허용하지 않으면 한·중 관계를 회복할 의지가 없다는 선전포고로 해석될 수 있었다”고 했다. 이번 조치는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국경을 완전히 개방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들의 방중을 독려하려는 취지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정이 중국 내부 안정을 고려한 조치일 가능성도 있다. 베이징의 한 기업인은 “더딘 경제 회복 등으로 불만이 쌓인 중국인들이 마음껏 해외여행을 다닐 수 있게 풀어준 것“이라면서 “한국 단체여행은 3000위안(약55만원) 정도만 내면 다녀올 수 있는 ‘가성비’ 관광이기 때문에 중국의 저소득층이나 청년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고 했다. 2018년 중국 여행 플랫폼 씨트립이 3억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경절에 떠나고 싶은 여행지’ 조사에서 한국은 일본, 태국, 홍콩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중국이 한국 단체여행을 전격 허용하면 중국 관광객의 한국행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의 주요 온·오프라인 여행사들은 한국 단체 여행 상품과 항공권·호텔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게 된다. 중추절(추석)과 국경절 황금연휴(9월 29일∼10월 6일)에 단체 여행객이 한국을 대거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에 돌아오면 면세점 매출이 늘고, 제주도 등 주요 관광지의 관광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2019년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중국인은 6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절대적이었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은 한때 800만 명이 넘었지만, 중국이 빗장을 건 이후에는 절반 이하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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