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구에 무릎 맞고 선발 출장, 그리고 홈 쇄도…김혜성 “부러진 것 아니면 뛰어야”

9일 고척 롯데전을 마치고 인터뷰를 하는 키움 김혜성. 고척 | 김하진 기자

키움은 지난 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가까스로 9연패에서 벗어났다.

연패 탈출의 일등 공신은 김혜성(24·키움)이었다. 김혜성은 2번 지명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려 4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고 팀은 10-8로 승리했다.

전날 김혜성은 자신의 파울 타구에 무릎을 맞아 경기 중 교체됐다. 검진 결과 타박상으로 판명이 났지만 부상 여파로 이날 지명타자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1-1로 맞선 3회에는 무사 2루에서 적시타를 친 후에는 조금 절뚝이는 모습을 보며 2루로 달려가기도 했다.

키움 김혜성. 정지윤 선임기자

홍원기 키움 감독은 경기 전 김혜성에 대해 “원래는 휴식을 주려고 했는데 본인의 출전 의지가 강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령탑의 만류에도 경기에 나선 김혜성은 투혼을 펼치며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그만큼 열망이 컸다. 김혜성은 “다리가 조금 불편했지만 부러지지 않은 이상 계속 뛰고 싶다”고 했다.

평소에 아픈 티를 잘 내지 않던 김혜성이 수비에 나가지 않은 것도 팀에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함이었다. 그는 “수비에서 100%가 안 되면 도움이 안 될 것 같아서 수비에서 빠지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100%가 안 되면 민폐니까 그렇게 말했다. 100%가 되면 나가고 싶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팀의 중심 타자인 이정후가 전력에서 빠진 가운데 김혜성이 팀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김혜성은 ‘리더’라는 말에는 손사레를 쳤다. 그러면서 “딱히 내가 ‘리더’다 하는 건 없고 똑같이 모두가 하나가 되어서 ‘열심히 하자’라는 대화를 많이 하고 있다. 그런 생각으로 매 경기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발목 수술로 이탈한 입단 동기생 이정후와는 종종 연락을 하고 있다. 김혜성은 “정후도 마음을 잘 알기 때문에 열심히 하고 힘내라고만 말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김혜성은 키움이 치른 103경기 중 한 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출전했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국가대표로 뛴 후 긴 시즌을 보냄에도 꾸준히 경기에 나서고 있다. 김혜성은 “누구나 경기에 나가고 싶은 건 같은 마음”이라며 “나 역시도 그런 마음이었다. 경기 뛰려고 야구를 하는 거니까 항상 나가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제 연패를 끊고 다시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다. 김혜성은 “다들 연패 끊고 올라가자고 했는데 이제 연패 탈출을 반전으로 잘 했으면 좋겠다”고 마음을 다졌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