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공세적으로 전쟁 준비"… 軍, 한미연습 기간 도발 가능성 주시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회의서 서울·계룡대 지도 가리키기도
태풍 북상 중에도 美정찰기 동해 전개… "한미 긴밀히 공조"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7차 확대회의.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올 후반기 한미연합 군사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기간 중 도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9일 주재한 당 중앙군사위원회 회의를 통해서다. 이에 한미 당국도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10일 북한 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김 총비서 주재 당 중앙군사위 제8기 제7차 확대회의에서 '공세적인 군사적 대응안'을 결정했다.

북한은 이번 회의에서 '유사시 적들의 공격을 압도적인 전략적 억제력으로 일거에 무력화하고 동시다발적인 군사적 공세를 취하기 위한 확고한 전쟁 준비태세를 갖출 데 대한 문제'들을 토의했으며, 김 총비서는 "군대의 전쟁 준비를 공세적으로 더욱 다그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특히 노동신문은 김 총비서가 '전선부대들의 확대 변화된 작전영역과 작전계획에 따르는 중요 군사행동지침'을 시달했다고 전하며 그가 대형 지도상에서 서울 주변, 그리고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 부근 추정 지역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

북한의 이번 당 중앙군사위 회의는 사실상 오는 21일 시작 예정인 한미 UFS 연습에 대응해 자신들도 '전쟁대비태세 연습'을 실시할 것임을 대내외에 알린 것으로 풀이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우리 군이 북한의 군사적 변화에 따라 작전계획을 수정하듯, 북한도 부대 임무수행 영역 등을 조정할 필요가 있어 이번 회의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지도발보다 전면전을 염두에 두고 작전을 세우는 차원에서 한미연습을 의식해 위협선전의 일환으로 진행한 회의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군은 작년 10월 말 한미연합 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이 시작됐을 때도 대규모 훈련에 나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포함한 각종 미사일 20여발을 발사하는가 하면 남북한 접경 수역의 '해상 완충구역'을 향해 수백여발의 포격을 가한 적이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전승절'(6 ·25전쟁 정전협정 기념일) 제70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이런 가운데 이번 후반기 한미 UFS는 올해 한미동맹 제70주년을 맞아 '역대급' 규모로 진행될 전망이어서 북한의 '맞대응' 수위 또한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UFS 기간 미군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전개될 경우 북한이 '중대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앞서 미 전략핵잠수함(SSBN)이 부산에 기항했을 당시 '핵무기 사용 조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위협하기도 했다.

대북 관측통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 전략자산 전개와 관련해 실제로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는 상황. 그러나 다양한 시간대에 다양한 수단을 활용한 연쇄 도발로 "한미 연합전력의 대북 감시·대비태세를 시험하려들 가능성은 다분하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이를 테면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등의 도발은 물론, 지난달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열병식에서 선보인 신형 무인기를 날려 보내거나 정찰위성 재발사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단 것이다. 북한은 지난 5월31일 정찰위성 '만리경-1호' 발사에 실패한 뒤 그 재발사를 예고했지만 아직 실행에 옮기지 않은 상태다.

일각에선 북한이 오는 18일 미국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에 맞춰 무력도발을 벌일 가능성이 있단 관측도 제기된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의 이번 당 중앙군사위 회의 개최에 관한 질문에 "한미 정보당국은 긴밀한 공조 하에 북한의 무기개발 동향과 도발 가능성을 추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이날 오전엔 제6호 태풍 '카눈'의 한반도 접근에도 불구하고 일본 오키나와(沖繩)현 소재 주일미군 가데나(嘉手納) 기지에 배치돼 있는 미 공군 정찰기 RC-135S '코브라볼'이 동해 상공에 일시 전개하기도 했다. 코브라볼'은 주로 원거리에서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를 탐지하거나 궤적을 추적하는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정찰기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