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태풍 '카눈' 출근길 1시간 기습폭우에 잠긴 창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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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물에 잠겼네. 이게 무슨 난리야. 물이 가게 안으로 들어오면 안 되는데."
제6호 태풍이 '카눈'이 북상한 10일 오전 9시 50분께 경남 창원시 성산구 내동 창원병원 맞은편 한 골목.
불어난 물에 미처 대피하지 못한 차량 여러 대는 반쯤 잠겼다.
반복되는 물난리에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침수 현장을 바라보며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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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나는 비에 차량도 빠져나오지 못해
(창원=연합뉴스) 정종호 기자 = "또 물에 잠겼네. 이게 무슨 난리야. 물이 가게 안으로 들어오면 안 되는데…."
제6호 태풍이 '카눈'이 북상한 10일 오전 9시 50분께 경남 창원시 성산구 내동 창원병원 맞은편 한 골목.
골목 인근 아파트 상가에서 11년 동안 식당을 운영한 신숙희(56) 씨는 앞치마도 제대로 벗지 못하고 바깥으로 나와 발을 동동 굴렀다.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강풍과 함께 시민들이 출근길 준비에 바쁜 이날 오전 6시부터 9시까지 불과 3시간 사이 창원지역에 110㎜가 넘는 폭우를 뿌렸다.
특히 성산구 내동 지점에는 같은 기간 131.7㎜의 비가 내렸다.
잠깐 사이에 내동 골목길 400여m가 잠겼다.
아파트 경비실 직원에 따르면 빗물은 오전 7시께부터 차올랐다.
폭우가 쏟아진 지 불과 1시간여 사이에 물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났다.
내동 일대 도로가 성인 무릎까지 잠겼다.
신씨는 "이런 일이 이전에도 몇번이나 있었다"며 "태풍이 올 때면 밤마다 가슴을 졸인다"고 하소연했다.
신씨 식당 옆에서 20년째 미용실을 운영하는 김 모(55) 씨도 "이런 침수 피해가 벌써 3번째인 것으로 안다"며 "이전에 관공서에서 나와 공사를 했는데도 똑같다"고 망연자실했다.
물은 가게 바로 밑까지 차올라 비가 조금만 더 오면 금방 상가 안으로 들이닥칠 것 같았다.
불어난 물에 미처 대피하지 못한 차량 여러 대는 반쯤 잠겼다.
주민들은 내동 지역이 저지대라 빗물이 인근 토월천으로 잘 빠지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반복되는 물난리에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침수 현장을 바라보며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주민 정모(65) 씨는 "아파트 주차장에도 물이 들어와 차량에 피해가 있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아파트 창문에서 빗물이 들어차는 걸 보고 나온 주민 최모(60) 씨는 "정말 대책을 마련해야 주민이 제대로 살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수 조치는 출동한 소방 등에 의해 오전 10시께 시작돼 약 30분 만에 마무리되긴 했지만, 주민과 상인은 걱정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했다.
이날 창원시 성산구 일대는 태풍 '카눈'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 한 때 1시간에 60㎜가 넘는 비가 내렸다.
내동을 비롯해 곳곳에서 빗물이 넘쳐 도로, 주택가가 잠기고 하천이 범람 위기까지 갔다.
창원시 20개 지하차도 등 도로 곳곳에 통제가 이어졌고, 도로마다 출근길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jjh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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