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YTN 기자들 "이동관, 이번에야말로 방송장악 끝장 볼 것"

정철운 기자 2023. 8. 10.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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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방송장악' 경험한 구성원들 '방송장악 기술자' 절대 반대
"1단계 간부진 쇄신·프로그램 퇴출, 2단계 노조 무력화, 3단계 민영화"
'1공영-다민영' MB시절 홍보수석실-국정원 방송장악 전략 되풀이 우려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KBS MBC YTN 방송3사.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8일 청문회를 앞둔 가운데,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홍보수석 시절 'MB정부 방송장악'을 경험했던 KBSMBCYTN 기자들이 'MB정부 방송장악 기술자가 이번에야말로 방송장악의 끝을 보려 할 것'이라며 국민적 관심을 촉구했다.

KBSMBCYTN 교섭대표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MBC본부YTN지부장을 맡고 있는 강성원 KBS기자, 이호찬 MBC기자, 고한석 YTN기자가 10일 유튜브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했다. <뉴스공장>에선 7일 박성제 전 MBC사장, 8일 윤창현 언론노조위원장, 9일 양승동 전 KBS사장이 출연하는 등 '이동관 청문회'를 앞두고 방송장악 문제를 집중 의제로 강조하고 있다.

고한석 YTN기자는 “MB정부 때 기자 6명이 해직되고 <돌발영상>부터 시작해 보도 개입도 한두 건이 아니었다. 우리가 (MB시절) 방송장악으로 백서를 만들었는데 책이 한 권이다. (이동관에게) 당한 걸로 치면 어마어마해서 어디서부터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동관 후보자는 2008년 3월 자신이 등장하는 <돌발영상> '마이너리티리포트'편을 삭제하라고 외압을 행사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훗날 청와대는 당시 영상을 삭제했던 홍상표 보도국장을 이동관 후임 청와대 홍보수석에 임명했다.

고한석 기자는 YTN 민영화 움직임을 포함해 尹정부의 공영방송 민영화 흐름을 가리켜 “(이동관에게는) 십몇 년 전 경험해보니까, 얘네들이 버텨서 살아남더라, 이 경험이 있는 거다. (이번에도) 장악이 안 될 거 같으니까 아예 없애버리거나 망가뜨리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2008년 10월 MB 언론특보 출신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으로 해고된 노종면 현덕수 조승호 YTN 기자는 2017년 8월, 3249일 만에 복직했다.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끈질긴 내부 투쟁이 이어진 결과였다. 그러자 이번에는 복직할 터전을 아예 없애버리는 전략에 나섰다는 의미다.

▲10일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화면 갈무리. 왼쪽부터 이호찬 MBC기자, 강성원 KBS기자, 김어준 진행자, 고한석 YTN기자.

'MBC 민영화'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호찬 MBC기자는 “2010년 이동관 홍보수석 시절 국정원이 홍보수석실 지시로 MBC 망치는 전략을 짰는데, 1단계가 간부진 쇄신프로그램 퇴출, 2단계가 노조 무력화, 3단계가 민영화였다. MB정권이 2단계까지는 갔다. 하지만 3단계까지는 가지 못했다”면서 “(국정원 문건을 보면) 1공영-다多민영이 전략으로 나온다. 제가 볼 때 (이동관 방통위원장 지명은) 그때 기술자들을 다시 끄집어내서 그때 못 이룬 꿈을 이루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성원 KBS기자는 “박근혜정부 이정현 홍보수석이 2014년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해 보도 개입으로 방송법 위반 유죄를 받았다. 이동관 쪽에선 (방송장악으로) 법적 책임을 진 적 있냐고 하는데 공소시효가 지난 결과다. (공소시효 지났다고) 그 죄가 사라지는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동관 청와대 시절 KBS는 시사투나잇미디어포커스 등 프로그램이 사라지고 대통령 라디오 주례 연설이 시작됐다”고 전한 뒤 “이동관이 위원장이 되면 이번에는 프로그램을 없애는 수준이 아니라 회사를 아작내는 수준이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강 기자는 “수신료 분리고지부터 尹정부 1공영-다민영 전략은 일관성이 있다. KBS 2TV는 팔고, 남은 1TV도 재원을 반쪽으로 만들어 제대로 공영방송 역할을 못 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2017년 12월 MBC PD수첩이 최초 공개했던 국정원 방송장악 문건.

이런 가운데 이호찬 기자는 이동관 청문회를 앞두고 재조명되는 2010년 3월2일자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방안' 문건을 언급하며 “이동관은 관련 문건을 본 적이 없고 시킨 적도 없다고 하는데 문건을 작성했던 국정원 직원들이 검찰 수사에서 홍보수석실 요청으로 작성했다고 이야기했다. '작성된 문건 그대로, 족보대로 진행됐다'고 검찰에 이야기했다”며 이 후보자가 방송장악의 실제 설계자였다고 주장했다. 이 기자는 “청와대 홍보수석실 요청으로 명시된 국정원 문건이 모두 방송사 관련이고, 이동관 홍보수석일 때 집중돼 있다고 검찰 수사 보고서에 나와 있다. 수사 당시 중앙지검장이 윤석열 대통령”이라며 “(이동관 해명이 사실이면) 윤 대통령이 지검장일 때 중앙지검이 수사를 엉터리로 했다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이 기자는 “국정원 문건을 보면 자기들 멋대로 MBC가 좌편향이라고 이야기하고, <100분토론> 손석희씨가 하차하니까 '미봉책이고 눈속임이다, 더 잘라야한다' 이런 식으로 계획을 세웠다. 일선 기자 PD들은 견제 없이 좌파 논리에 경도된 저질 왜곡방송을 주도한다고 나와 있었다”고 전하며 최근 이동관 후보자의 '공산당 기관지' 발언을 가리켜 “공산당 이야기가 이념적인걸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권력 비판하고 자기 말 안 들으면 그게 다 공산당이라고 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방통위가 KBSMBC 공영방송 이사장을 동시 해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16일과 18일 이동관 청문회 등을 전후로 강도 높은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는 '방통위 무력화'를 요구하고 있다. 앞서 2012년 공정방송을 위한 언론노조 MBC본부의 170일 파업이 '공정방송=근로조건'이란 대법원 판례로 이어지며 '공정방송 파업=합법'을 명시한 바 있어 향후 공정방송 파업이 이어질 경우 법적 정당성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이호찬 MBC기자는 “어제 방통위가 차기환씨를 방문진 이사로 임명했다. 세월호 유가족을 비하하는 일베 글을 퍼 나르고, 북한군 518남파설을 퍼트렸던 사람”이라며 “내부적으로 더 이상 가만있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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