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근무태만·업무추진비 선수금' 방심위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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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가 5년 만에 실시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회계 검사 결과에서 위원장과 부위원장, 상임위원의 근무 태만과 업무추진비 부당 집행 등을 지적했다.
10일 방통위에 따르면, 제5기 방심위가 출범한 2021년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차량 운행기록을 점검한 결과 방심위원장과 부위원장, 그리고 상임위원 1명의 오전 9시 이후 출근과 오후 6시 이전 퇴근이 빈번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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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 "일부 출퇴근 상황 불찰…선수금, 몰라"
여권의 정 위원장 해촉 요구 커질 듯 전망도
방송통신위원회가 5년 만에 실시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회계 검사 결과에서 위원장과 부위원장, 상임위원의 근무 태만과 업무추진비 부당 집행 등을 지적했다. 임원진이 출퇴근 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데다 업무추진비를 음식점에 선결제해 사용하고, 비공식 식사 자리에서 술을 과다하게 산 것 등이 문제가 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회계 검사 결과 이후 정연주 방심위 위원장의 해촉 수순을 밟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0일 방통위에 따르면, 제5기 방심위가 출범한 2021년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차량 운행기록을 점검한 결과 방심위원장과 부위원장, 그리고 상임위원 1명의 오전 9시 이후 출근과 오후 6시 이전 퇴근이 빈번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위원장은 근무일 총 414일 중 78일(18.8%)을 오전 9시 이후 출근했고, 270일(65.2%)을 오후 6시 이전에 퇴근했다. 이에 방통위는 방심위에 상임위원의 근무시간 등 복무관리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정 위원장의 업무추진비 집행도 문제가 됐다. 정 위원장의 전 부속실장이 코로나19 방역수칙 인원수 제한 기준과 방심위 예산 집행지침에서 정한 기준단가(1인당 3만 원)를 위반한 것을 숨기려 업무추진비로 선수금을 조성해 집행한 것도 밝혀졌다. 또, 기준단가를 초과한 것을 숨기려 참석 인원을 부풀려 지출결의한 사례도 지적됐다. 위원장 13회, 부위원장 9회, 상임위원 24회 등 총 48건이다. 부위원장은 공식 행사가 아닌 자리에서 주류를 과다하게 구매한 사례도 밝혀졌다. 방통위는 위원장 등에게 엄중히 경고하고, 전 부속실장에 대해 문책을 요구했다. 방통위는 전 부속실장의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에 대해 전날인 9일 검찰에 수사 참고 자료로 송부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3일 검사를 시작한 방통위는 한 차례 기간을 연장하는 등 총 23일에 걸쳐 강도 높은 조사를 실시했다. 방심위는 예산 전액이 국가보조금으로 운영돼 방통위 자체 감사계획에 따라 회계검사를 한다.
문재인 정부에서 위촉된 정 위원장은 여권으로부터 꾸준히 사퇴 압박을 받아 왔다. 이 때문에 이번 방통위의 검사 결과가 정 위원장의 해촉으로 이어지는 수순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날 방통위 관계자는 "상임위원 해촉 절차는 대통령이 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자체 감사기구로 그 부분에 대해 말씀드리기는 곤란하다"며 말을 아꼈다. 현재 방심위원장과 위원 9명 중 6명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임명한 인사다. 방심위원장 등이 해촉되면 방심위원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정 위원장은 입장문을 내고 "복무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음에도 일부 출퇴근 상황은 본인 불찰"이라면서도 선수금 결제 등에 대해선 "선수금은 모두 부속실 법인카드로 집행돼 본인은 전후 경과를 전혀 알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근아 기자 ga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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